[Review] 허구와 현실 그 속에 보이는 진실, 허튼 웃음[연극, 선돌극장]

글 입력 2015.11.0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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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 웃음
- 허구 속에 감춰진 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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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화로터리 인근, 골목골목 위치한 극장들 속에는 극 속에 극을 연극하는 “허튼 웃음”이 공연되는 선돌극장이 있었다. 관객과 배우가 대치하듯 마주보는 게 아닌, 관객과 관객 사이에 위치한 무대. 덕분에 무대 뒤에서 연극을 바라보는 연출자가 된 듯한 느낌도,바로 앞에서 배우와 눈을 마주치며 관객으로서 무대를 느낄 수도 있다.



 극은 신라시대의 화려한 춤사위를 보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크지 않은 무대이지만 가장자리 마다 포인트를 주어공간을 활용하는 모습과 함께 조명을 십분 활용해 결코 작지 않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현실인지 허구인지 헷갈리는 무대의 모습들. 허튼 웃음은 선덕여왕 시기 여왕과 왕가를 비방한 이야기를연극으로 다룬 연극반의 이야기이지만, 연극 속에서도 그 안의 극을 연출하는 현실 – 연극 – 극 중 극 이라는 3중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의 연극반과 진명의 대본 속 주연들인 선덕, 천명, 용수, 용춘은 마치 동일인인 듯 위화감이 없다. 중간중간 연극을 연습하는 것인지, 실제인물들의 감정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인지 인물들 만큼이나 관객도 헷갈린다.

 역사적인 내용의 극이지만 보다 현실감 있는 건 진명의 말처럼 얽혀있는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쿨하지 못한 속내 때문일까. 과거의 연인이었던 서로를 다시 보게 된 진명과 용호, 현재의 연인의 옛 사랑을 바라보면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수용과 선미. 원래부터 시크한 듯한 인물인 진명은 대본을 완성하기 위해서, 또한 아직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옛 연인 용호가 다시 돌아오며 예민함이 극에 달한다. 극이 진행되면서 인물들의 매칭은 더욱 확실해진다. 시원시원한 매력을 가진 선미와 왕의 자질을 지닌 선덕. 자신의 사랑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모습의 수용과 용수. 두 여인의 사랑의 대상이자 법도와 질서를 따라 절제할 줄 아는 용호와 용춘. 하지만, 문득 순하고 참한 성격의 천명과 날카로운 모습의 진명이 매치가 되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그 표현 방식이 달랐을 뿐 마음 깊이 지니고 있는 그녀들의 마음은 결국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허구를 연기하며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고 마음이 동요되는 옛 연인들. 자신의 연인을 바라보며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연인들. 서로가 공감되는 상황이기 때문인지 선미와 용수는 서로를 사랑하지는 않지만 선후배로서의 우정과 동질감을 쌓아가는듯 하다. 사람의 일이라는게 머리로만 풀어낼 수 없는 것처럼, 나자신의 마음으로만 상대를 나에게 묶어놀 수도 없다. 이를 알면서도 상대를 향한 서로의 사랑을 접을 수 없는 이들. 결국 그들의 갈등은 연습에 따라 고조되고, 극을 통해 표현 되어진다.
 
 극의 가장 클라이막스를 이끈 극중의 극. 개인적으로 연극을 접하기전 이 극이 신라시기가 아닌 현실의 연극반 인물들과 어떻게 연결이 될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극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비방사건이 현실의 인물들에게 어떻게 비춰 질까. 비방사건은 없지만, 연극을 준비하며 극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운명은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들은 연극 속 인물들이 풀어가는 방식과 다른, 비극을 끊어내고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을까. 아니면 선덕, 천명, 용수, 용춘이 보여준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진명의 이야기처럼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 진명의 말처럼 역사적 사실을 공부하지 않고 연극을 먼저 접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혹시 배경에 얽매여 인물들의 감정을 읽어내지 못할 지도 모르니 말이다.
  
 

 
 
허튼 웃음
- 허구 속에 감춰진 진실 -
 

일자 : 2015.10.16(금)~11.15(일)
 
시간 : 평일 8시 / 토요일 3,7시 / 일요일 3시 / 화요일, 11/12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선돌극장
 
티켓가격 : 전석 2만원 / 1+1 티켓 2만원 / 문화가 있는 날(10/28)만원
 
주최 : 극단 산
 
후원 :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 등급: 만 12세 이상
 


 
문의 : 02-6414-7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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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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