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들만의 명예"- 직면의 힘, 연대의 가치 [문화 전반]

파울라 퀘스킨 감독作 (2013)
글 입력 2015.10.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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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명예>
 
- 파울라 퀘스킨 감독作 (2013)


  서울 인권 영화제(2015.9.16-20, 서울극장)에서 보게 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들만의 명예>는 무슬림 사회에서 행해지는 여성 폭력, 인권문제에 대하여 아홉 명의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모여 나누는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의 주요한 목적은 우리에게 이슬람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실태‘와 자신들의 현실을 ’직시‘하게끔 하며 이로부터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으로서 ’연대‘를 제시하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소유와 통제는 '그들만의 명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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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이슬람 여성 폭력의 실태를 성폭력, 여성 할례, 강제결혼(조혼), 명예폭력으로 분류하여 제시한다.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이러한 폭력의 배후에 자리하는 남성 중심의 논리를 ‘그들만의 명예’라 일컫는다. 남성들은 여성의 몸과 생명의 권리를 소유, 착취하는 것을 가정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명예라 여기며 이를 위해 폭력과 살인까지 감행한다. 이러한 남성 중심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사회, 정치, 종교와 결합하여 여성들에게까지 주입되었으며 이에 대한 저항과 비판의 경로는 여성의 교육권을 박탈하고 구속, 제한하는 제도를 통해 차단되었다. 또한 이러한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이들에겐 사회적 폭력과 차별을 가했다. 그럼에도 남성들은 자신들에게 비판의 화살이 돌아올 때 종교를 변명 삼는 것과 함께 여성 또한 이 체제의 참여자이자 수행자라 말하며 책임을 전가한다.


 
도덕적 상대주의로 빠지지 않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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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http://girlsglobe.org/author/honordiaries/)
 

  이러한 ‘폭력’에 대해 우리는 문화, 종교가 아닌 오로지 생명과 인권의 문제로서 바라보아야 한다. 종교는 본질적으로 어떠한 명목의 폭력과 차별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종교야말로 여성들에게 투쟁의 용기와 힘을 갖게 하는 중심이 되어 준다. 그녀들은 이슬람 포비아라 매도당하는 두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러한 본질을 분별하며 정당한 비판을 해내는 것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는 종교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과 오해를 멀리하는 동시에 문화적 상대주의에 빠져 종교적 문제로 두둔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직면의 힘, 연대의 가치


  영화는 성별을 막론하고 여성 폭력의 테두리 안팎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자신들의 무지를 자각하고 현실을 직시하기를 호소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폭력’이 무슬림 사회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나와 주변에 만연해 있는 현실임을 자각하도록 한다. 우리는 ‘폭력’의 방관자이자 가해자이며, 또한 피해자이다. 이러한 고통에 대한 공감, 책임의식으로부터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이 바로 ‘연대’이다.
 
이러한 연대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영화의 컨셉, 구성을 통해 드러난다. 아홉 명의 여성인권운동가들이 모여 문제의식과 상황을 공유하고 서로를, 또한 자신을 위로하고 지지하는 모습은 이로부터 그들 각자의 행동이 올바른 방향을 갖추고 확장되어 가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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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그들은 여성들의 ‘군대’를 구성하자고 말한다.
이는 서로를 지키기 위한 군대이다.
이 말 속에는 페미니즘이 나아갈 지향점이 담겨있다.

양성의 공존과 상생,
나아가 보편적 인류 간의 평등의 지평을 열기 위한 ‘연대’는
진정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그들은 이를 위해 먼저 전선에서 활동하는 여성 인권운동가들을 지지하고
동참하는 ‘연대’가 필요함을 호소한다.
 
 



  이 영화는 직설적이고 단순하다. 무엇보다도 정직하다. 외부의 시선을 통해서가 아닌, 이슬람 여성들 스스로가 내는 소리에 충실히 귀기울임으로서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는 보다 올바른 방법을 보여준다. 국제 사회는 무슬림 사회 내 인권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자리잡은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문제, 이데올로기 대립 등의 이유로 발언을 자제하고 현실을 외면해왔다. 나로서만 해도 폭력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으며 행동하는 의지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이처럼 주변에 대한 침묵과 방관을 조장하는 사회에서는 ‘직설적인 소리’가 지니는 힘이 무엇보다도 크다. 지금 이야말로 <그들만의 명예>와 같은, 현실을 직면하는 용기를 가진 영화들이 가장 필요한 때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movie.daum.net
 
 
[최인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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