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가 프란츠 리스트를 만난 날

나도 프란츠 리스트를 만났다, 내가 프란츠 리스트를 만난 날
글 입력 2015.10.1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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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프란츠 리스트를 만났다

내가 프란츠 리스트를 만난 날


김지현(ART insight SNS 운영팀)


크기변환_파스칼1.jpg
 

<공연정보>

제목 내가 프란츠 리스트를 만난 날
일시 2015년 10월 8일 (목) 오후 8시
공연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주최 및 주관 영앤잎섬㈜ 02-720-3933
티켓 R석 70,000원 / S석 50,000원 / A석 30,000원
* 학생할인 30% (학생증 소지시: 초/중/고/대학생 대상)
* 당일 학생증 미지참시 차액 지불
예매 인터파크, 티켓11번가, 롯데닷컴,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여태껏 아트인사이트에서 많은 문화초대를 받아봤지만, 음악극이라는 형식은 처음 접해보는 장르였다. 처음 가보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보는 음악극이었다. 사실 보기 전의 솔직한 기대로는, 유치하거나 몰입이 안 될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였다. 조용히 앉아서 귀를 기울여야 하는 피아노와, 눈으로 집중해서 봐야하는 연극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한 쪽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매치였기에.

하지만, 그런 점에서 파스칼 아모옐의 음악극은 두 감각의 밸런스를 잘 조절했던 예술작품이었다. 

본디 음악극이라는 형식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피아니스트가 연극까지 겸한 무대는 드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피아노 잘 치기도 힘든데 연기까지 잘하면 너무 먼치킨 아닌가. 근데 그 먼치킨이 파스칼 아모옐이었다. 

전반적인 극은, 굉장히 잔잔하게 흘러갔다. 파스칼은 어릴 적 자신의 꿈이 Magician(마술가)였는데, 프란츠 리스트의 곡을 접한 뒤 이젠 마술가 대신 Musician(음악가)가 되었다고 말장난을 하면서 메트로놈을 손으로 멈추는 마술(?)을 선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곧 그 자신이 프란츠 리스트가 되어 우리에게 스토리를 연극으로 ‘보여’주었다. 밑의 동영상이 바로 그 장면이었다. 




공연은 파스칼 혼자서 1인 다역을 맡아 극을 진행시켜나갔다. 때로는 리스트가 되어 피아노 연주하는 장면을 직접 연주하기도 했고, 리스트의 아버지가 되어 리스트가 받았을 압박과 스트레스를 간접경험하게 해주었으며, 리스트의 스승님 체르니가 되어 리스트의 천재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피아노 연주는 리스트가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는 스토리 라인이나, 리스트의 피아노 곡이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진 곡인지를 보여줄 때 연주가 되었기에 스토리 내용에서 벗어나지도 않고 몰입도도 좋았다. 앞뒤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니 오히려 연주가 의미 깊게 다가왔다. 

프로그램북과는 조금 다른 연주들이 많았는데, 기대했던 곡이 나오지 않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그램북에 나와있는 곡들보다 훨씬 더 많은 곡들이 연주되었다. 그 중에서, 마지막으로 파스칼이 무대를 끝마치며 앵콜곡으로 들려 준 노래가 있는데, 프란츠 리스트의 ‘자장가’였다.



Liszt - Berceuse


꽤 생소한 곡이었지만 정말 졸음이 찾아올 뻔했다. 이처럼 생소한 곡들을 뿐만 아니라, 파스칼이 선곡해준 곡들은 모두 리스트의 역동적인 인생의 역사가 담긴 곡이었다. 그의 천재성을 드러내며 즉흥에서 관객들의 요청으로 변주를 했을 때, 베토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보였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등등 리스트에게 잊지 못할 기억들을 곡으로 꾸며 놓은 듯 했다. 모르고 있었던 좋은 곡들이 정말 많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곡은 기대했던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가 짧게 연주되었던 것일까. 하지만 대신 다른 좋은 곡들을 알 수 있었으니 만족한다. 


파스칼-리스트.jpg
 

이번 공연에 내가 만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리스트라는 음악가만 집중적으로 보여 준 무대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리스트의 인생을 담은 무대였기에, 연극이라는 요소를 집어넣을 수 있었다. 리스트의 인생에서 피아노 연주 장면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파스칼 아모옐의 먼치킨적인 연기 실력도 한 몫 했다. 피아니스트임에도 연기를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냈다. 중간 중간의 위트까지! 연극이 포커스가 아니었기에 옆의 스크린에 있는 대사를 읽는 시간도 여유로워 프랑스어로 진행되었어도 자막 때문에 산만한 느낌은 없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프란츠 리스트라는 음악가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겼다. 그가 만들어내는 연주, 그가 작곡했던 곡이 만들어내는 고유의 분위기나 서정성이 내 취향에도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한 음악가의 인생을 다룬 음악극. 신선한 시도였다. 마지막으로 그가 작곡했던 곡들 중,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스타일의 곡이 하나 있어 추천해본다. 죽음의 공포를 생생히 살려 낸, ‘죽음의 무도’이다. 물론 연주자는 파스칼 아모옐이다. 듣기로는 최상의 난이도라고 한다.    



Liszt - Totentanz(죽음의 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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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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