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책 읽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문학]

글 입력 2015.10.13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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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인 기준으로 일 년에 평균 9.2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2013년 통계자료) 2008년에는 11.9권이었던 것이 매년 가파르게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월' 평균 6.6권의 책을 읽고, 일본은 6.1권, 프랑스는 5.9권의 책을 읽는다. 우리나라는 월 평균으로 환산하면 0.8권이다.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으니 출판업계도 위기다. 많은 출판회사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 있고, 그나마 있는 메이저 회사들 또한 위태위태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책이 아니면 할 일이 없었던 과거와는 달리, 사람들은 TV, 라디오, 인터넷 등 여가를 보낼 많은 다른 방법들을 알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도래하면서, 우리는 컴퓨터를 켜는 '귀찮은' 과정 없이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로, 버스나 지하철 안의 무료한 이동시간 동안 우리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것은 책이 아닌 스마트폰이다.

매번 새해가 돌아오면 기세등등하게 하는 나의 여러 가지 결심들 중 하나는 100권의 책을 읽는 것이다. 10월도 거의 중순에 이른 지금, 나는 40여 권의 책을 읽었고, '올드보이'처럼 남은 2달 내내 방안에 갇혀 지내지 않는 이상, 나의 이 거창한 계획을 실천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나름대로 읽는다고 읽었는데도 난 프랑스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변변찮은 독서량이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나는 책이 좋다. 출판계의 성장을 바라고,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기를 바란다. 솔직히 말하면, 나만 책을 많이 읽어서 남들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똑똑해지고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국내출판계와 한국문학은 다 간판을 내릴 테고, 그러면 나도 더 이상 책을 읽을 수 없겠지. 결국 나를 위해서건, 한국문학을 위해서건, 출판회사들을 위해서건, 국가 발전을 위해서건, 책은 읽어야 하고 권유되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나는 가끔 혼자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켓북 혹은 페이퍼북을 생산하는 것이다.
페이퍼북은, 갱지처럼 싸고 얇고 가벼운 종이로 만든 책을 말한다. 통근 시간이 길고 바쁜 삶으로 인해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는 한 자유시간이 많지 않은 한국인들이 책을 읽으려면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제격이다. 출퇴근 시간, 비는 시간에 편하게 책을 읽기 위해서는 두꺼운 표지의 양장본이 아니라 페이퍼북이 적격이다.
게다가, 페이퍼북은 저렴하기까지 하다. 도서정가제 이후로 책 가격이 낮아지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이 있으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터넷 서점의 할인율이 줄어들어 직접적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페이퍼북은 저렴한 용지를 사용하여 저렴한 생산비용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 저렴하게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눈에 보이고, 손에 들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퍼북은 작고 가볍다. 그 말은 곧, 휴대하기가 편리하다는 것이다. 책을 들고 다니다 보면 짜투리 시간이 생길 때 책을 읽을 수 있고 자연히 독서량은 늘어날 것이다.

도서의 질은, 종이의 질이 아니라 도서의 내용이 정한다. 책은 장식품이 아니다. 책은 소비되어야 한다. 읽기 위한 책이 아무런 흔적 없이 깨끗하다는 것이 오히려 나는 이상하다. 마음에 드는 책은 양장본이나 좋은 재질의 종이를 쓴 책으로 소장할 수도 있지만 읽기 위한 목적의 책이 꼭 비싸고 좋은 재질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요즘 나의 가장 큰 의문은 이 생각에서 기인한다. 왜 출판사는 페이퍼북을 만들지 않는가. 양질의 내용에 페이퍼북으로 원가를 낮춘다면 많은 소비자가 이에 호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기에 직면한 출판업계는 책값을 올리고 부정직한 방법으로 베스트셀러를 양산하기보다, 창의적이며, 소비자를 고려한 다양한 방식들을 시도해 보아야 한다. 또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독서를 권장하고 책을 읽는 사회를 유도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책을 읽고,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 


[이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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