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국의 잉크보트_"선 사이에서" (10.06 늦은8시)

제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2015(2015.09.30-10.18)
글 입력 2015.10.12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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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제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2015 (2015.09.30.-10.18) 
미국의 잉크보트_‘선 사이에서’(10.06 늦은8시)


★SIDance2015  시즌.jpg
 

제 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2015


일시 : 2015. 09. 30 - 10. 18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소극장 드림, 
서강대학교 메리홀, 남산골한옥마을 국악당

프로그램 : 국제합작, 외국단체, 국내단체로 총 32개국 54단체의 43개 작품/안무워크숍, 
예술가와의 대화 등의 부대행사

예매 : 서울세계무용축제 공식 홈페이지(www.sidance.org), 인터파크, 쌕티켓, 강동아트센터
가격 : 2만원~7만원




 
 지난 10월 6일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미국의 잉크보트 _ '선 사이에서' 무용을 보고 왔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공연이었는데 함께 갔던 친구도 나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공연에 푹 빠졌었다. 학교 수업 마치고 걸어갈 수 있는 길이라 친구랑 오랜만에 산책 나온 듯이 걸어서 공연장에 도착했다. 개학하고 각자 너무 바빠서 가까운 듯하면서도 자주 시간을 보내지 못했었는데 함께 공연도 보고 머리도 식힐 수 있어서 공연마치고 기분이 후련했다. 

 
3.png
 

미국 잉크보트의 <선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 가수면 상태의 환영과 환상 속 줄다리기”

2015.10.06.(화) 8pm
서강대학교 메리홀


역시 서울세계무용축제에 답게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공연 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분위기에 더 무용축제가 실감나기도 했다.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에 지난학기에 뵜던 불문과 교수님도 계셔서 인사드리기도 했다. 프랑스인이신데 문화에 관심이 많으셔서 이번 공연도 보러오신 듯했다. 학교 밖에서 뵙게되니 색다르고 반갑기도 했다. 공연장 무대에 들어서니 이미 무대에 배우들과 음악가들이 있었다. 지난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 '상자 속의 여인'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특히 자리가 음악가분들과 가까워서 공연 내내 그들의 연주를 생생히 볼 수 있었다. 대부분 공연에서 음악은 무대 뒤로 하는 반면, 잉크보트의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에 음악가들이 등장해서 특이했다. 

 공연시작과 함께 음악가 Katherine의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듣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꿈과 현실 사이를 표현하는 공연을 시작한다듯이 Katherine의 슬프면서도 몽롱한 목소리가 공연으로 빨려들어가게 했다. 두 남녀가 주인공으로 꿈과 현실을 오가며 무용으로 이를 표현한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내용 또한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여러 장면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철양동이에 주사위를 넣고 흔들어 숫자를 맞추는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남자 혼자 숫자를 부르곤 주사위를 흔들어 나온 숫자를 맞추곤 했는데, 하는 족족 맞추게 된다. 그걸 본 여자 주인공이 자신이 숫자를 불러보는데 이도 부르는 족족 마추게 된다. 그래서 이 놀이를 계속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계속 틀리게 된다. 둘은 점점 그 주사위 놀이에 집착을 가지게 되어 더 격렬히 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장면이 단순히 재미로 하는 게임이라 느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집착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에 한편으로 무섭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도 살아가면서 집착하는 무언가가 있는지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공연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일본문화의 분위기도 특이했다. 미국 무용공연이라 배우들과 음악가들이 다 서양인인데 왠지 모르게 동양적인 분위기가 들어 친숙하기도 했다. 무대 미술을 보면 흰 천들이 걸려있는데 마치 동양의 의복과 비슷한 소재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무대 오른 편에 그림자로 난초가 드리워진 듯 하기도 했다. 두 주인공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는데 이는 일본의 '노'문화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노' 14세기말부터 일본에서 발달한 가면극으로 느린 곡조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공연예술이다. 느린 멜로디에 처절함이 스며들어있다는 느낌이 들어 듣는 내내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이 들었다. 우리에겐 생소한 문화인 '노'문화인데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1월 22일까지 상설전시관의 테마전시실에서 '일본 무대미술, 노(能)' 전시를 하고 있다. 공연과 연관지어 함께 봐도 좋을 전시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얘기했듯이 음악가 Katherine의 노래가 공연 보는 내내 나에게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인상깊었다. 공연 마치고 GV가 있었는데 그녀의 음악들을 사이트를 통해 찾아들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GV 후에 친구와 직접 인사를 나눴다. 의외로 부끄러워 하고, 노래가 좋았다고 말하니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느낌이 들었다. Katherine은 이 공연 전부터 음악작업을 해왔고 올해 말에 앨범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곧 음반으로 만날 수 있다니 기대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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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요즘 프로이트의 꿈에 대해서 배우던 중이라 이 공연을 더 복잡하면서도 흥미롭게 봤던 것 같다. 우리의 무의식에 잠재되어있는 여러 감정들과 생각들을 공연에서 끄집어내서 표현하다보니 불편하고 낯설었지만 이 또한 우리 내면에 있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게끔 깊은 의미도 담고 있다고 느꼈다. 무용 뿐 아니라 독특한 무대 연출과 음악까지 잘 어우러진 공연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또 현대 무용을 통해 낯설었던 예술에서 좀 더 가까워진 듯 하다. 남은 공연들도 많은 이들이 보고 한층 더 가까워지고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황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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