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의 사랑은 그 때 끝났을까, 영화 '화양연화' 리뷰

글 입력 2015.09.2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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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수없이 들어봤던, 그래서 한번쯤 봤을거라 착각하고 있었던 영화<화양연화>를 봤다. '옛날에 나온 심심해보이는 중국영화'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리는 작품이었다. 왕가위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양조위와 장만옥의 세련된 외모와 연기가 돋보였다. 두 주인공이 좁은 길에서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순간을 표현하는 장면의 연출이 특히 인상깊었다. 정적인 분위기의 영화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대사보다는 눈빛이나 표정연기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는데, 양조위와 장만옥의 서로를 향한 눈빛은 <화양연화>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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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에 두 주인공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절제한다. 절제라는 단어보다는 '억누른다'는 표현이 맞겠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들이 감정을 숨기려고 하면할수록 오히려 그들의 사랑이 더 깊어보였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들은 처음 사랑을 느낀 그 순간부터 불행한 사랑의 끝을 예감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해 눈빛 하나, 손짓 하나가 애절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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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제목인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의미한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사랑'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어떤 방식으로든, 누구에게든 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번도 느껴보지 않을 수는 없을테니까. 그리고 살면서 느끼는 수많은 사랑 중에서 다른 모든 사랑들을 덮을 만큼 강렬한 사랑이 있을 것이다. 사랑을 느낀 상대도 다르고, 각자의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화양연화'의 순간은 아마도 그 때가 아닐까. 가장 강렬했던 사랑의 기억. 그리고 우리는 '화양연화'의 기억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때로는 아파하며, 때로는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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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 모완은 앙코르와트에 가서야 사랑을 속삭일 수 있었다. 수 리첸을 향한 사랑을 끝내려는 그만의 의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과연 그 때 끝났을까.


[이정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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