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베세토 페스티벌_무브먼트 당당 < 불행 >

글 입력 2015.09.1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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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트인사이트의 문화 초대를 받아

무브먼트 당당의 <불행>이라는 작품을 관람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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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 당당의 불행.


남산 예술극장에 일찍 도착해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린 후, 입장시간이 다가와 줄을 서려고 하는데, 관객들을 두줄로 서게 했다. 입장 전부터 길게 늘어진 줄을 보면서 대체 어떤 공연이길래 이런식으로 입장하는 지 매우 궁금했다.

입장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놀란 것은 무대를 보고 나서였다.
일반적으로 아는 프로시니엄 형태의 무대가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행위 예술을 하는 듯한 공간 구성이었다. 때문에 관객들은 2줄씩 줄을 서서 들어가 천천히 돌면서 설치된 무대소품과 안에서 이뤄지는 무언극을 감상했다.

사실 처음에는 그게 연극이 아니라 intro 인 줄 알았다.
연극 시작전에 세트장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게 하는 이벤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계속 되어 스탭분에게 여쭤보니 연극 자체가 그렇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하셨다.

등장인물은 상당히 많은 편이었는데, 처음에는 다들 동물 가면을 쓰고 등장하며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한다. 그러면서 점점 시간이 지나며 각자의 구역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별다른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잔잔하게, 반복적으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과 거기서 벌어지는 감정과 관계에 대하여 천천히 천천히 움직인다.

기본적으로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무대 소품들은 개인의 이야기를 위한 배경이 되고, 등장인물들은 서로 교차되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잠깐씩 등장하기도 한다.
대사가 딱히 없는 만큼 외국인 관객이 많은 이 페스티벌에 적합한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불행'라는 제목 아래 이루어진 일종의 '행위예술'은 그들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서 파생되었다. 때문에 사랑하다가 싸우는 커플, 상사에게 혼나는 부하직원 등의 모습들도 표현되었다. 앉아서도 관람할 수 있지만 배우와 함께 무대라는 공간에서 같이 걸어다닐 수도 있는 연출에, 마치 우리가 연극의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또한 공연이 가지는 '실연성(live)'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내용적인, 주제적인 측면에 관해서는 난해하기도 하면서 그로테스크 하다는 느낌도 약간 받았지만 형식적, 연출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깊은 감명을 받았다. 각국 관람객이 있는 페스티벌인 만큼 그러한 면을 고려했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나오면서 외국인 관객들 무리가 공연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을 들었는데, 다들 매우 좋고 신선하다는 호평을 남겼다. 여러 나라에서 참가하는 베세토 페스티벌인 만큼 우리나라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뿌듯하게 느껴졌다.


[이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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