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문화원] 터키를 읽는 키워드 05. 터키 고양고양
여러분에게 '고양이'는 어떤 존재인가요?
글 입력 2015.11.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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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하바!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은 고양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고양이'는 어떤 존재인가요?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는 도둑고양이 내지는 길고양이가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차 밑에서 번쩍이는 두 눈동자, 야심한 밤에 들려오는 애기 울음소리, 몸을 낮추고 경계하다 도망쳐버리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죠. 물론 지금은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일명 '캣맘'도 많고,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비록 고양이를 기르고 있지는 않지만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답니다. 저에게 있어 고양이는 정말 멋진 동물이거든요.터키 사람들은 예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이스탄불에 가신다면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길거리에 널브러져있는 수많은 고양이와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입니다. 물과 음식을 주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동물을 무서워하시는 분이라면 이스탄불을 말리고 싶을 정도로 모든 동물들이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다닙니다. 게다가 개들 중에는 대형견들이 많아서 처음 보시는 분들은 깜짝 놀라기도 해요. 하지만 사실 이 개들은 주기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병을 옮기거나 하지 않는답니다. 관리를 받은 개들은 귀에 조그만 태그를 달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이런 관리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지만, 이스탄불의 고양이들은 사람과 멋지게 공존하고 있답니다.
길거리의 고양이들은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기르는 존재와도 같습니다. 터키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이슬람의 교리에서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고양이를 매우 아껴서, 고양이가 옷 위에서 잠들자 고양이를 깨우지 않기 위해 옷을 잘랐다고 합니다. “고양이를 죽이면 신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사원을 지어야 한다”는 속담도 있을 정도로 고양이는 사랑받는 동물입니다. 왕실에서 운영하는 고양이 보호소와 고양이 병원이 운영되기도 했습니다.2012년 터키의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고양이 등 길거리 동물을 없애는 정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을때 시민 3만 여명이 대규모 거리시위에 나섰다고 하니, 그 정도를 가히 알만합니다.터키의 자랑, 터키시 앙고라와 터키시 반
터키의 고양이라고 하면 보통 어떤 고양이를 떠올리시나요? 보통은 터키시 앙고라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터키시 앙고라는터키의 수도 앙카라의 옛 이름인 앙고라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우아하고 풍성한 흰 털과 푸른 눈이 가장 대표적이며, 애교 많은 성격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페르시안과는 전혀 다른 품종입니다. 20세기 초부터 터키에서는 앙카라 동물원에서 터키시 앙고라 보존, 보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또다른 터키 고양이가 있습니다. 터키 남동부의 반(Van) 호수가 고향인 터키시 반 고양이입니다. 터키시 앙고라에 비해 덩치가 크고 흰 털과 오드아이가 특징입니다.터키시 반의 가장 큰 특징은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수영이나 목욕을 즐겨 ‘수영하는 고양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한때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멸종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1992년부터 터키의 과학자들이 고양이 연구센터를 열고 터키시 반 보호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12마리의 터키시반으로 시작한 연구센터는 이제 200여 마리의 터키시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터키시 반은 개체수가 적어서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는 품종이기 때문에 터키 밖에서 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스마트폰으로 지구 반대편의 소식도 바로 알게되는 지금, 터키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스탄불은 그 메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페이스북과 고양이 사진만을 모아놓은 사이트들, 인스타그램의 수많은 해시태그들은 터키의 고양이들을 세계에 소개하는 역할을 합니다.이스탄불의 고양이에 대한 다음 다큐멘터리를 보시면 조금 더 아해가 잘 되실 것 같아요.(비메오에 가면 고화질! 큰 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더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의 매력을 알게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이만 마치겠습니다.참고자료
[임여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