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Je vole(나는 날아갑니다).”을 외친 소녀. 영화 ‘미라클 벨리에(La Famille Belier)’[시각예술]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레이즈 유어 보이스(Raise Your Voice)’가 떠올랐다.
글 입력 2015.09.12 10:3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Je vole(나는 날아갑니다).”을 외친 소녀. 영화 ‘미라클 벨리에(La Famille Belier)’
 
 
b4dc86eeab7f52ed32b2f71067ca5bfd.jpg
 

 오랜만에 엄마와 단 둘이 영화를 보러 동네 영화관에 들렀다. 우리 가족이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이사 왔을 2005년부터 지금까지 있는 영화관이여서 나의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나와 동생이 어렸을 때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주말에 들러 영화를 보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해리포터 시리즈이다. 그 때는 가족들과 함께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것에 신나고, 주말을 여느 가족들처럼 밖에서 보내는 것에 즐거웠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영화는 나와 동생이 좋아했을 뿐, 부모님은 단지 우리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셨을 것 같다. 그 영화관에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다시 찾았다.
 
 영화 ‘미라클 벨리에’는 엄마가 먼저 영화를 보러 가자고 낮에 전화가 왔었다. 나는 방학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었고, 이 영화가 이번 여름에 엄마와 볼 마지막 영화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도 나도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에 감사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느낀 거지만, 주인공 벨리에가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떠나는 모습과 내가 학업을 위해 떠나야 했던 때가 많이 닮아 더 공감이 되었던 영화였다.
 
 
la-famille-belier-d-eric-lartigau-11324450fouel.jpg
 
le-film-la-famille-belier-suit-la-vie-d-une-famille_2327048_800x400.jpg
 

 자칫 뻔한 스토리의 영화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와 감동은 의미 있었다. 주인공 폴라 벨리에는 청각 장애인인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농장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가족 중 폴라 벨리에만 듣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시장에서 손님에게 치즈를 팔고,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고, 시장 출마를 하는 아빠의 통역 등 쉴 틈 없이 하루를 보낸다. 폴라는 이것이 자신의 삶이고 행복이라 여겨 왔는데, 학교에서 우연히 합창반에 들어가게 되면서 삶의 목표가 생긴다. 자신도 몰랐던 음악의 재능을 알고, 그녀가 불렀던 노래 ‘Je vole(나는 날아갑니다).’처럼 파리의 음악원을 꿈꾸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과의 불화가 있지만 결국에는 행복하게 마무리 된다.
 
 
미라클 벨리에.jpg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하면 청각 장애인 가족들의 삶을 담았지만 결코 슬프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엽기적인 가족 같았고, 그 속에서 가족들 간의 사랑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한 번도 청각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 후반부에 폴라 벨리에가 학교 합창부 공연을 부모님들 앞에서 하는 장면이 있다. 폴라가 공연 마지막에 듀엣곡을 부르는데 여기서 소리가 사라진다. 온전히 폴라의 가족의 시선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인상 깊었다. 관객들이 폴라의 노래를 들으며 울고 박수치지만, 정작 가족들은 폴라의 노래를 듣지 못해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두리번거린다. 영화에서 짧았지만 강렬했던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large_b1fdAQC87xpxKzfP1akrrmsDR6R.jpg
 
q9dowupvanwlnalu.jpg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레이즈 유어 보이스(Raise Your Voice)’가 떠올랐다. 어릴 적 봤던 영화인데, 이 영화 속 주인공 테리도 음악의 꿈을 꾸는 소녀이다. 사고로 돌아간 오빠가 죽기 전 LA 음악학교에 보낸 테리의 노래영상으로, 테리는 시골에서 LA 음악학교로 음악을 배우러 떠난다. 폴라 벨리에가 꿈을 위해 떠나려 할 때 가족과 마찰이 있었듯, 테리도 아빠와의 마찰이 생긴다. 하지만 결국 폴라의 가족이 폴라를 이해하듯, 테리의 부모님도 테리의 꿈을 응원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영화 ‘미라클 벨리에’는 음악원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들에 초점을 둔 영화라면, 영화 ‘레이즈 유어 보이스’는 음악학원에 가서 일어나는 일들에 좀 더 초점을 둔 영화라 할 수 있다. 두 영화 다 무겁지 않게 볼 수 있고, 특히 음악이 많이 가미되다 보니, 노래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두 영화의 대표곡으로 '미라클 벨리에'는 Je vole, '레이즈 유어 보이스'는 Fly인데, 제목 또한 비슷해서 함께 들어보아도 좋을 듯 하다. 



영화 '미라클 벨리에' - Je vole



영화 '레이즈 유어 보이스' - Fly


[황서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