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문화원] 터키를 읽는 키워드 04. 네가 무엇이 되었든지 오라, 잘랄루딘 루미와 세마

오라, 오라, 네가 무엇이 되었든지 오라.
글 입력 2015.09.0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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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하바! 

여러분, <더 폴>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정식 이름은 타셈 싱 감독의 <더 폴-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으로, 아름다운 영상미로 매우 유명한 영화입니다.  한번쯤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영화는 CG를 쓰지 않고 직접 세계를 누비며 촬영한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장면들이 특징입니다. 위 영상은 영화 중에 나오는 결혼식 장면이자, 제가 오늘의 주제에 대해 글을 쓴 계기이기도 합니다.





신랑 신부의 주변을 돌고 있는 특이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시나요? 이 춤은 사실 신에게 바치는 세마 의식입니다. 감독은 축복받는 결혼식 장면에 세마 춤을 배치함으로서 경건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세마 춤을 추는 사람들은 메블라나라고 불리는 이슬람 종파입니다. 메블라나는 사실 한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최초의 메블라나는 메블라나 잘랄루딘 루미라는 수행자입니다. 루미는 이슬람 신비주의인 수피즘을 발전시켰는데, 그래서 세마춤은 sufi dance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수피즘은 민중들이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체험을 강조하면서 이슬람을 대중화시켰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루미에 대해 들어보신 분도 있을 것 같아요. 루미는 아름다운 시를 쓰는 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루미의 시 한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목은 <봄의 정원으로 오라>입니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 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름답지 않나요? 루미의 시들은 신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노래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연인에게 속삭이는 밀어같기도 해요. 루미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신에 대한 사랑으로 치환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루미가 고안해낸 수행법이 바로 세마춤입니다.
 
세마 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남자들이 모자쓰고 치마입고 빙글빙글 도는 이상한 춤(...)이라고도 하는데요, 세마 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식 세마춤은 두껍고 긴 치마에 원통형의 모자 차림을 하고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한 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제자리에서 명상을 하듯 회전합니다. 그러다 무아지경에 빠지면서 신을 영접하게 되는 것이지요. 오른팔은 하늘을 향해, 왼팔은 땅을 향해 뻗는데, 하늘에서 신과 합일을 이루고, 땅에서 그 축복을 세상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냥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아도 이 동작에는 신과 사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있답니다.
 



루미 이야기를 하면서 콘야를 빼놓을 수 없죠. 터키의 콘야는 루미가 묻혀있는 도시이자 가장 종교적인 도시입니다. 메블라나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콘야는 기원전 7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매우 긴 역사를 지니고 있어서 도시를 거닐다 보면 오래된 종교 유적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중 상당수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루미는 자신의 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라, 오라, 네가 무엇이 되었든지 오라. 
이교도이든, 불을 숭배하던 자이든, 우상에게 절 하던 자이든 오라"

이는 루미와 메블라나의 사상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포용하고자 했던 그들만의 독특한 기도법을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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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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