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단편소설 예찬 [문학]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중심으로
글 입력 2015.08.22 01:3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수록된 단편들을 공부하게 되면서 처음 단편소설을 접했다. 하지만 알퐁스 도데의 ‘별’, ‘마지막수업’, 모파상의 ‘목걸이’,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 김유정의 ‘동백꽃’ 등을 ‘공부’로 접하며 그리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단편소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였다. 언제나 깜짝놀랄 만한 생각을 해서 마음 속으로 약간의 동경을 품고 있던 학교 선배가 뜬금 없이 읽어보라며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을 건네 주었다. 멋진 사람이 읽는 책이니 멋진책이겠구나 싶어 무작정 펼친 그 책에는 새로운 세계가 있었다.
 
단편소설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소재가,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주제가된다. 또는 기상천외하고 독특한 이야기가 생각지도 못하게 전개되기도 한다. 때론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글도, 끝까지 실체를 보여주지 않는 다소친절하지 않은 글도 있고, 막혀 있던 수로가 뻥 뚫리듯이 결국은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이야기도 단편소설에는존재한다.
장편소설은 때로 호흡이 너무 길어 전체적인 주제에 치우치고 지엽적인 부분을 놓치게 되는 반면단편소설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보다 깊이있는 이해를 시도할 수 있다.
또한 단편소설은 짧은 글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표현해낼 수 있다. 단편소설에는 다양한 감정을느낄 수 있는 장치들이 존재한다. 대개 장편소설에서 얻는 감정들이 진한 감동과 여운 같은 화려하고 깊은감동이라면, 단편소설에서는 짧은 만큼 행간마다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그 미세한 감정 변화를 잡아내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처음 읽었던 ‘2012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는정소현의 ‘너를 닮은 사람’이 특히 그랬다. 마치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마지막엔 충격을 안겨주었던이 작품을 보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던 기억이 난다. 이외에도 김성중의 ‘국경시장’이나 김이설의 ‘부고’ 등이 단편소설의 맛을 알게 해준 주옥 같은 작품들이었다.

KakaoTalk_20150822_003856701.jpg
 
그 뒤로 매년 발행되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모으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모아 어느덧 4권째다. 작품 중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것들도 있고, 그런 경우에는 대개 소설 뒤에 첨부된 작가노트나 해설을 보아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꼭 작가의 입장에서 작품을 이해할 필요도없고 다른 비평가의 입장에서 작품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는다. 우리나름대로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이해하는 것으로 작품의 의미는 더 넓어질 수 있으며, 우리가 내린 모든타당한 느낌과 평들이 정답이다. 그래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보다 내가 이해하는 것들에서의미를 확장시키려고 노력한다.
 
단편소설은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무대이기도 하고, 기발한 생각을 시도할수 있게 하는 문학계의 벤처기업 같은 존재이다. 탄탄한 국가 경제를 위해서 소량의 대기업보다 튼튼한우량 중소기업들이 많아야 하는 것처럼 우리 문학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는 소수의 유명 작가보다 가능성 있는 신진작가들이 주목 받고 그들의 작품이많이 읽혀져야 한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외에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등 찾아보면 많은 중, 단편소설을 대상으로한 수상작품집들이 있다. 관심 있는 작품집을 골라 읽어볼 것을 적극 권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점차 독서인구가 줄고, 책의 판매량이 줄고, 그 판매량 마저 문학이 아니라 실용서 위주의책이 대다수라는 사실이 슬프다. 문학은 감각을 예민하게 하고 감정을 돋군다.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이 시대에  문학은 쇠퇴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인간다움을 찾아 보다 인간적인 인간으로의 회귀를 바랄 때, 인간보다 인간다운 것은 문학 속에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영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