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현대판 로빈훗,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Banksy)’ [다원예술]

글 입력 2015.08.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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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는 테러리스트일까, 예술가일까.
 

13.jpg▲ 그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뱅크시의 모습
 

 뱅크시는 영국의 그래피티 화가이자 영화감독이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대부분 그래피티가 불법이라서 그의 신상은 물론, 얼굴도 알려진 바가 없으며, ‘뱅크시’라는 이름 역시 가명이다.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완료하고 사라져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업 방식은 스탠실을 이용한다. 그는 주로 사회 풍자적인 내용으로 벽화를 그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이 유명해지자 나라에서 그래피티를 보존해 주는 상황도 생기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가 오늘밤 자신의 집 담벼락에 작품을 남겨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잠에 든다고 한다. 단순히 불법 벽화에서 작품으로, 사회 풍자를 하는 그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나아가 그의 작품을 하나의 로또처럼 생각하게 된 현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풍자적이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주로 경찰, 군인, 유명인 등과 같은 관료나 어린아이, 쥐가 많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작품은 현대 소비주의, 혹은 정치 권력, 관료주의나 전쟁에 대한 풍자적 내용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예술의 위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함께 나타내는데, 여기서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쥐(rat)는 예술(art)를 의미한다는 시각도 있다. 
 

12.jpg▲ 대영박물관에 도둑전시한 사진
 

 그와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가 몇 가지 있는데, 어느 날 뱅크시의 친누나가 그의 드로잉작품을 버리면서 “네 작품이 루브르 박물관에 걸릴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비판하자 대영 박물관에 몰래 도둑전시를 한 일화가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 작품이 8일간 존재하는 동안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대영박물관에서 소장 중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 현대 미술의 허례허식한 면을 풍자한 것이다.

 또한 2013년, 뱅크시는 미리 공지한 뒤, 뉴욕 센트럴 파크 지하철 근처에서 본인의 오리지널 작품을 60달러에 판매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실제 그의 작품은 경매가가 6만달러가 넘는데, 비교도 되지 않는 적은 돈으로 판매하자, 아이러니하게도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판매현장을 찍은 영상 첨부)


 이 역시도 현대 미술이 가지는 위상에 대한 지나친 허례허식을 풍자한 사건이기도 한다. 그의 작품이 경매에 나오고,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세간에 소개될 때는 치솟던 관심이 막상 그 어떠한 포장도 없이 판매가 되니, 진짜 그 그림의 목적 (예를 들면 집을 꾸민다거나, 감상하기 위해)에 부합하는 적은 구매만이 이뤄진 것이다. 분명 현대 미술의 가치가 측정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어느 새 미술이 투자의 화폐가치를 지니고, 작품 의도와 관련 없이 작가의 네임벨류만을 좇아 돈이 움직이는 것은 어쩐지 한번쯤 의문을 제기하고 싶은 현상이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어렸을 때 나는 로빈훗에 나오는 인물처럼 되길 항상 소망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돈을 가지고 노는 사람이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의 현대 사회와 현대 미술계에 던지는 풍자와 비판은 과거 로빈훗이 하던 행동과 일맥상통 하다고 느껴진다. 각박하고도 부조리한 세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작품과 함께 이어지며, 새로운 예술계의 판도를 형성하고 있다. 어쩌면 그는, 어렸을 적 원했던 것처럼 현대판 로빈훗으로 성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을 몇 개 소개하려고 한다.
더 흥미로운 작품들은 그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jpg
 
유명 명화를 패러디하기도 한다.

11.jpg
 
 안내판 : 그래피티는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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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에 쓰인 문구 : "그래피티로 무언가를 바꾼다면, 그건 불법일 것이다."
그래피티가 불법인 현 상황과 사회 풍자를 함께 나타내고 있다.

2.jpg▲ Pot Money Trap, 2003
 
돈 모양 표식이 있는 병을 주우려다 덫에 걸리고 만 곰돌이 푸우의 모습.
돈에 연연하는 현대인을 풍자했다.

3.jpg▲ Bomb Love(폭탄 사랑), 2004
 
4.jpgChrist with Shopping Bags(쇼핑백을 들고 있는 예수), 2005
 
6.jpg
 
언급했듯이 쥐(rat)를 소재로 한 작업이 많다.

7.jpg▲ Mobile Lovers, 2014
 
현대 사회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유쾌하게 비꼬았다.

8.jpg
 
자신의 색과 다른 (초록새) 새를 추방하는 시위를 벌이는 새들. 이민자 추방 문제를 풍자하고 있다.

9.jpg▲ Queen Elizabeth(엘리자베스 여왕)
 
여왕의 얼굴에 락가수 데이빗 보위의 메이크업 해 유쾌함을 더했다.




모든 사진은 홈페이지와 구글에서 발췌했습니다.




서포터즈5기_이주하님 태그.jpg
 

[이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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