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화와 생명이 어우러진 '생명의 다리', 이젠 안녕 [문화 공간]

'잘 지내지?', '무슨 고민있어?', '많이 힘들었구나', '가장 뜨거운 순간은 오직 않았다'
글 입력 2015.07.1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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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명이 어우러진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이젠 안녕

 


' 잘 지내지?'

'무슨 고민있어?' 

'많이 힘들었구나' 

'가장 뜨거운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감성을 자극하는 수 많은 문구들, 해질녘의 붉은 노을,
밤이 되면 빛나는 아름다운 한강의 야경으로 가득한 이 곳
바로 서울의 힐링 명소이자 데이트 명소로도 유명한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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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최근 서울시는 '경영 사정상 비용 절감을 위해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는 삼성 생명의 공문에 따라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다리'가 올해 9월까지만 운영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글귀를 보며 희망을 얻었던 시민들은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좋은 평가를 받았던 '생명의 다리'가 철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속사정과 힐링의 장소 마포대교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연간 1만 5천명이 선택하는 자살은 우리나라의 큰 사회적 문제로, 특히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포대교에선 최근 5년간 85명이 투신하여 48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삼성생명은 2012년 한국의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투신 방지벽과 같은  물리적인 수단이 아닌 마포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새롭게 변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생명의 다리'는 교각 곳곳의 버려진 공간을 멋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스트레스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갖게하고 아름다운 조경으로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여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의 마포대교가 아닌 삶을 치유하고 희망을 주는 생명의 다리로 변화시켰다는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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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다리'는 세계 최초로 보행자에게 '말을 건네는 다리'로도 유명하다. 이는 응원과 위로의 메세지가 보다 쌍방향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센서를 설치하여 보행자의 보폭에 맞추어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메세지가 부착된 전등이 켜지는 첨단 방식이 적용된 것이다.


 또한 '밥은 먹었어?', '별일 없었지?'와 같이 보행자에게 말을 걸어주는 듯한 문구와 다양한  형식으로 배치된 20여개의 에피소드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다리 중간에는 전화를 걸어 꾹꾹 눌러 담았던 말들을 할 수 있는 '생명의 전화'도 놓여 있다. '이미지존'에는 사랑하는 부모님의 모습, 친구와 연인의 모습, 맛있는 음식 사진 등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사소한 행복의 모습이 배치되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삶의 소중함을 상기시킬 수 있도록 연출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CSR(Cope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대표적인 우수 사례로 알려지며 칸 국제 광고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굵직한 글로벌 광고제에서 무려 39개의 상을 수상했다. 이에 마포대교뿐만 아니라 한강대교에도 설치되며 '생명의 다리' 프로젝트가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2012년의 자살 시도 수가 15명, 그에 반해 생명의 다리가 설치된 후의 자살 시도 수는 93명으로 자살률이 약 6배 증가했다. 이어 2014년에는 184명으로 늘어나며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는 더이상 '힐링의 명소'가 아닌 '자살 명소'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어났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2013년,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려 하였으나, 마음을 바꾸거나 구조된 경우는 85명으로 집계되어 자살률이 증가했다. 하지만 2013년에 집계된 투신한 수 8명,사망한 수 25명은 2012년에 투신한 수 15명, 사망한 수 6명에 반해 투신률과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생명의 다리'가 설치되며 다양한 자살 신고 방식 도입과 '생명의 전화' 신고,철처한 CCTV 감시 등으로 과거에는 미처 모르고 지나갔던 사람들이 더 많이 구조될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되어, 그동안 포함되지 않았던 사람들의 수가 포함되면서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시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네주었던 '생명의 다리'는 9월에 철거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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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시민들은 안타까워 하며 더이상 보지 못할 '생명의 다리'를 보기 위해 다녀오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누군가에는 힐링이 되어주었을 다리. 이 글을 통해 '죽음의 다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생명의 다리'를 넘어 우리들의 진정한 힐링의 장소였다는 것이 꼭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9월이 가기전,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들, 지친 삶에 위로와 응원을 받고 싶은 사람들,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 아름다운 야경과 시원한 한강의 바람을 맞으며 데이트하고 싶은 커플들 모두 다녀오기를 추천한다. 가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아래 '생명의 다리' 사이트를 통해 실제 마포대교와 한강대교에 씌여진 문구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다리'를 대신하여 새로운 힐링의 공간이 되어줄 좋은 아이디어가 꼭 나오길 바란다.

 







[참고자료]

 

<동영상>
삼성 생명
JTBC 뉴스

<이미지>
네이버 블로그
KBS 뉴스
 
<글>
삼성 생명
JTBC 뉴스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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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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