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악으로 교감하는 그들의 이야기, 영화 “Begin Again (비긴어게인)” [시각 예술]

다시 시작해, 너를 빛나게 할 노래를!
글 입력 2015.07.1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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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해, 너를 빛나게 할 노래를!"


 작년 여름, 극장에서 인상 깊게 봤던 영화가 있다. 
줄거리도 예고편도, 영화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전혀 접하지 않은 채 무언가에 홀린 듯이 예매를 하고 보았던 기억이 난다. 영화관을 나온 이후에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아 영화 속 음악을 계속해서 찾아 듣곤 했었다.
나중에서야 영화 "Once"의 감독인 존 카니(John Carney)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제대로 보진 않았지만, "Once"라는 작품과 그 영화의 OST (Original Sound Track)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비긴어게인 포스터.jpg
 

 최근 인터넷 상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음악이 <비긴 어게인> OST라는 기사를 봤다. 나 역시 영화를 본 이후 한동안은 이 영화의 OST만 들을 정도로 푹 파져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사에 공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감독의 또 다른 영화인 "Once" OST 까지도 찾아 듣고 관심갖게 될 정도로, 그가 만든 영화와 음악에 애정을 갖게 되었다. 그러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음악으로 "Begin Again"을 뽑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영화의 어떤 점이, 그리고 음악의 어떤 부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건들인 것일까? 당신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그런 궁금증을 갖게 될 것이다.

 영화는 싱어송라이터인 한 여자와 한 때는 잘나가던 한 음반프로듀서가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얘기해 보자면,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는 남자친구 ‘데이브’가 메이저 음반회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오랜 연인이자 음악적 파트너로서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이 좋았던 ‘그레타’와 달리 스타가 된 ‘데이브’의 마음은 어느새 변해버린다. 그리고 스타 음반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해고되어 술에 찌들어 사는 ‘댄’은 미치기 일보직전 들른 뮤직바(Bar)에서 그레타의 자작곡을 듣게 되고 그녀에게 음반제작을 제안한다. 잘 나가는 음반 회사에서는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앨범을 만들어 줄 수 없다고 하자, ‘댄’과 ‘그레타’는 음악을 하는 여러 친구들을 모으고, 거리 밴드를 결성하여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녹음을 진행해 간다. 


비긴어게인 밴드컷.jpg▲ 뉴욕 곳곳의 거리에서 그들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모습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 모두를 치유하고 북돋아주며 결국은 음악으로 하나가 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변해버린 ‘데이브’로 인해 상처받은 ‘그레타’에게 음악과 그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큰 치유제이자 행복을 주는 요소였을 것이다. 한편, ‘댄’ 역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마주했던 ‘그레타’의 노래와 연주는 그로 하여금 다시 한 번 그가 미친 듯이 열광하고 좋아했던 그의 ‘음악’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가 제일 힘들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그 절망적인 순간 그의 머리 속에서 ‘음악’이 들린 것이다. 그 밖에, 음악을 정말 사랑하여 남들이 버리는 악기를 모으며 아무도 듣지 않는 거리에서 스스로의 음악을 이어나가는 ‘스티브’와 발레를 배우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던 사람,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전공하는 '망할 비발디’만 아니면 된다고 얘기했던 젊은 남매연주자들 등. 여러 사연을 가진, 가지 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서 음악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음악을 맞춰보며 한 사람, 한 사람 그들의 진심을 담아 진짜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 진짜로 하고 싶었던 연주를 하며 그들의 앨범을 만들어간다. 그 과정은 정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지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의 노래와 연주는 참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
 
비긴어게인 뉴욕야경.jpg▲ '댄'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는 '그레타'
 
비긴어게인 뉴욕거리.jpg▲ 뉴욕의 거리를 걸으며 '그레타'의 Music Playlist 를 같이 듣는 모습


 극 중에서의 둘은 '음악'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교감한다. 나는 그래서 더 이 영화가 특별해 보였다.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어찌 보면 그 사랑이라는 감정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다독여주며 감정을 공유하는 것 같아서. 그것이 참 특별하고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비긴어게인 뉴욕거리2.jpg
 <영화정보, 사진 출처: Google, Naver 영화>


"All of this has been a pearl." ("이 모든 순간이 진주야") 


 극 중 '댄'이 하는 대사이다. 음악은 아무것도 아닌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고 아름답게 만든다는 그의 말에 공감하였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진주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그가 말하는 진주란 우리들 각자에게 무엇일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순간이, 모든 것들이 진주라는 그의 말을 들으며 인생을 살아가며 나에게 진짜 소중한게 무엇인지, 중요한 것을 내가 놓치고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영화었다. 



 
< Adam Levine, Lost Stars ("Begin Again," Original Sound Track) >

<영상 출처 : 유투브 홈페이지>



 
[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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