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자폐' 작가들 [시각예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자 세상이라는 물줄기와 섞여가는 일
글 입력 2015.06.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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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자폐' 작가들



여기 특별한 작가들이 있다. 자폐라는 특수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이들. 자폐증의 사전적 정의는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일어나지 않는 아동기 증후군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과 같은 상태이다 하지만 몇몇 자폐증 환자들은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것


프랑스 아티스트 장 뒤뷔페(Jean Duvuffet)는 장애예술에서 발견되는 미학적인 특징으로 순수성, 진정성을 꼽는다. 예술적 문화에 오염되지 않아, 본인만의 방식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내면을 발산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기(自己)가 되어가는 과정이자 세상이라는 물줄기와 섞여가는 일이다.


1.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그림,
아이리스 그레이스 햄쇼(Iris Grace Halm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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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이 아이리스 그레이스 햄쇼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따뜻해져 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인상파의 작품 같기도 혹은 추상파의 작품 같기도 한 그녀의 작품에 우리는 왜 이리 감동받는 것일까?

2011년 자폐 진단을 받은 햄쇼는 제대로 말을 못할 뿐 아니라 친구들이 근처에 오면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햄쇼의 부모는 그녀에게 좋아하는 일을 찾아주고자 놀이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을 시도했다. 그 결과, 그녀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2013년 유월 햄쇼가 그린 그림 2점이 1500파운드(약 2280달러, 한화 260만 원)에 팔리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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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bells
블루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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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the Secret Seahorse
비밀의 해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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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Toe
발 끝



"제 2의 모네", "천재 자폐 화가"


확실히 햄쇼의 그림은 모네의 <수련>을 떠오르게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이 훌륭한 그림을 그린 사람이 5살 밖에 안 된 아이이며 자폐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중을 사로잡을 만하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 앞에 '제 2의 모네', '자폐'라는 수식어를 떼내어도 그림의 가치는 변치 않을 것이다.

햄쇼의 그림은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치유를 주기에 충분히 고운 색감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미술은 자신이 관찰한 세계를 시각적 이미지를 이용하여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그림에 투영되는 것이다. 그녀의 그림이 이토록 영롱하고 아름다운 것은,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이 그만큼 눈부시게 찬란하기 때문이 아닐까? 정신없고 빠른, 때로는 퍽퍽하고 삭막한 지금을 살아가는 내게 이 그림들은 아직도 세상은 꽤 따듯하거든,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2. 그가 보는 모든 것,
스티븐 월셔(Stephen Wiltsh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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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인맨>이나 <내 이름은 칸>에서는 자폐를 가졌지만 천재인 주인공이 등장한다. 대럴드 트래퍼드 (Darlod A. Treffert) 박사는 자폐증이나 지적 장애를 지닌 이들이 특정 분야에 천재적 재능을 보이는 현상 을 서번트 신드론(Savant syndrome)이라 정의하였다.

스티븐 월셔 또한 자폐증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한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인다. 바로 '기억력'이다. 그는 천재적인 기억력에 기대어 한 번 본 것을 캔버스에 모두 그려낸다. 아래의 그림 는 월셔가 모리 타워에서 37분 간 도쿄를 바라 본 후, 7일에 걸쳐 완성한 것이다. 한 번 본 도시의 전경, 건물들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그려낸 작품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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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Panorama
도쿄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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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꿈과 환상을 그리는,
제시 파크(Jessy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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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메사추세츠 주 윌리엄스타운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시 파크는 국가에서 공인한 예술가이다. 그녀는 자폐를 가지고 있지만 2003년 메사추세츠 대학에서 미술 명예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예술 활동을 해왔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약 40회의 전시회를 가졌으며 책도 출판하였다.  그녀의 눈부신 작품과 놀라운 삶은 많은 언론에서 기사회 했을 뿐 아니라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에 의해 영화화 되기도 했다.

파크는 천문학,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물, 도시의 스카이라인 등에 관심을 가졌으며, 이는 그녀의 작품에 고스란이 녹아있다. 아크릴로 섬세하게 그려낸 집, 빌딩, 교량 그리고 교회는 팝아트의 성격을 지니는데, 독특하면서 환상적이기까지 한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 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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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ke University Chapel
듀크 대학교 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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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rysler Building with Perihelion and Transit of Venus #2
근일점에 다가가는 금성과 크라이슬러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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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tiron Building
플랫아이언 빌딩







특별한 전시회


2012년을 시작으로 일 년에 한 번 꾸준히 열려온 <열린행성 프로젝트>,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1월에 끝을 맺은  everything in Love> 등 우리나라 내에서도 자폐 작가들의 전시가 많았다. '자폐'라는 장막을 거두고 세상에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2013 <열린행성 프로젝트> 홍보 영상
전시 옆집갤러리, 밀알미술관 기획 시스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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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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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민,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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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민, 아크레딘의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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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만리장성







Reference

이미지, 영상

 
위드아트 홈페이지


자료
이민영, 자폐성 장애 미술영재의 표현능력 향상을 위한
미술교육 방안, 학위논문, 2012

네이버 캐스트

네이버 지식백과


 

[박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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