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6.2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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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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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동안의 이탈리아 여행을 담은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를 보고 왔다. 영화 제목 그대로인데, 예고편을 먼저 보았을 때는 이탈리아 먹방기행으로 이탈리아 여러 음식을 맛보는 영화인 줄 알았다. 포스터에서도 두 주인공 롭 브라이든과 스티브 쿠건이 식사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먹방기행이라 하기 에는 음식은 영화의 주된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중년의 두 남자가 소소하게 풀어내는 이야기와 그들만의 개그가 영화를 채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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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영화 보기 전 포스터를 유심히 보는 편인데,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는 제목에 맞게 여행 지침서와 같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포스터를 펼쳐보면 이탈리아 지도가 있고 여행 속 주인공들이 가는 곳과 그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있다. 이탈리아에 생소하거나 잘 알지 못한다면 이 설명들을 미리 읽고 영화를 보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영화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주인공은 영국인이고 만담개그와 같은 대화를 영화 내내 이어가기에 영국에 대한 문화와 개그코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영화를 따라갈 수 있다. 특히 영국 낭만주의 시인에 대한 대화가 많기 때문에 포스터 왼쪽에 적힌 상식들을 읽어본다면 좀 더 영화를 친숙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포스터를 다 보지 못하고 영화를 마주해서 생각보다 많이 당황했었다. 이탈리아와 영국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이 정도는 타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의 부족한 면을 채워야겠다고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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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여행에서 가장 깊은 곳은 폼페이로, 주인공 두 남자는 5박 6일간 이탈리아를 여행하는데 그 중에 다섯 번째 날인 금요일에 방문한다. 폼페이 는 로마 상류 계급의 휴양지였다. 하지만 서기 79년 8월 24일에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약 천 여명의 주민이 희생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폼페이 유적지에 두 주인공이 가서 둘러보는데 당시 화산 폭발로 그대로 굳어 있는 사람들의 화석이 그대로 보존되어 전시되어 있었다. 정말 많은 화석들이 유리관 속에 그대로 전시되어 있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두 주인공은 이 화석을 보고 “과거를 사진 찍어놓은 것 또는 조각해 놓은 거 같은 장소”라 일컫는다. 그만큼 생생한 장소였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이 주인공들은 만담개그를 하는 것이 영화의 주를 이룬다 했는데, 여기서도 롭이 이 화석과 1인 2역으로 대화를 한다. 화석과 대화를 한다는 것이 좋게 보이진 않았지만 그 화석이 된 사람의 입장에서 상상력으로 대화하는 것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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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몇 작품 보긴 하였지만 이탈리아 문화와 지역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진 않아서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트립 투 이탈리아’ 영화를 통해 이탈리아 전반에 대한 지역과 문화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고, 특히 지역만의 음식들을 볼 수 있어서 눈이 즐거웠다. 음식문화가 많이 발전되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사람들도 잘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치 음식을 따라 하는 여행처럼 보였지만 그 내면에는 영국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서 영화에 완전히 몰입할 수가 없었다. 영국문화 그 중에서도 낭만주의 시인인 바이런과 셸리에 대한 지식이 꼭 필요한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다시 차근차근 영화를 곱씹어서 다시 한 번 본다면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황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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