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맛으로 엮어가는 늦은 밤 우리 이야기 영화 ‘심야식당’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6.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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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엮어가는 늦은 밤 우리 이야기 영화 ‘심야식당’ [시각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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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만화 ‘심야식당’을 영화로 만들어 개봉한 ‘심야식당’을 보러 영화관에 찾았다. 오랜만에 부산의 영화의 전당에서 평일 오전에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있었다. 메르스로 문화예술 분야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은 모습에 한편 다행인 마음이 들었다. ‘심야 식당’은 말 그대로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심야 식당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영화 속 식당 이름이 심야 식당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심야 식당을 가본 적이 없어서 어떨지는 몰랐지만 포스터 속의 식당 마스터인 ‘코바야시 카오루’이 바라보는 눈이 따뜻해보여서 낯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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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심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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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심야식당'


 영화는 도쿄의 밤거리를 담으며 시작한다. 반짝이는 네온사인, 바쁘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들과 신호를 기다리는 자동차 등이 지나가며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이 노래는 영화 이전에 만들어졌던 드라마에서 오프닝 곡으로도 쓰였다. 스즈키 츠네키치의 ‘추억’으로 지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쿄의 풍경과 정말 잘 어울렸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고 심야식당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들도 시간이 흐르면 추억이 되어 가사처럼 아주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듯싶었다. 이 노래는 영화 마지막에도 엔딩 곡으로 등장해서 영화의 앞뒤를 맞추고, 마스터의 대사 또한 똑같이 나와서 영화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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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식당에 오는 손님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이곳에서 터놓고, 아름아름 다 아는 사이이다. 현대에는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고 특히나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이런 정겨운 분위기여서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시골에서 상경해 어렵게 살아가다 심야식당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자원봉사를 갔다 재해민과 사랑하게 되었지만 헤어진 후 심야식당 마스터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된 연인, 이혼한 전 남편의 유골을 찾아오다 심야식당에 들러 그 유골함을 두고 간 아내 등의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큰 사건이 있다기보다는 각각의 사람들의 삶이 얽혀서 이어진다. 그래서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잔잔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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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에 모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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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의 마스터


 이 영화 제목을 보고 바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이 떠올랐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일본인 사치에가 일식당을 운영하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손님도 없고 종업원도 없이 홀로 가게를 운영하지만 차츰 마을 사람들과 만나면서 미도리와 마사코도 함께 일하게 된다. 그리고 차츰 핀란드에 맞는 음식을 만들면서 손님들도 늘어나게 되어 가게가 활기를 띠고, 가게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영화가 전개된다. 식당을 배경으로 한 점과 그 곳이 사람 사는 이야기로 채워진다는 점이 영화 ‘심야 식당’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카모메 식당’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심야 식당’에도 참여했다고 하니 그래서일까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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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모메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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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함께 일하는 사치에, 미도리, 마사코
 

[황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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