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상주의 여성 작가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6.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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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여성 작가 ‘베르트 모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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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사에선 거의 남성 화가들의 작품들을 우리는 많이 접해오고 익숙해한다. 인상주의 시기에도 모네, 르누아르, 고흐 등 남자 화가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꿋꿋이 작품 활동을 한 여성 화가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마네 남동생의 부인이었던 베르트 모리소(Berthe Morisot, 1841-1895)와 그녀의 작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상파 첫 전시에 가담했던 그녀는 부르주아였기에 왕성히 활동할 수 있었던 조건을 갖추었다. 작품들을 보면서 분명 부르주아이기에 가능한 배경과 시선이 나타나지만, 그 속에서 남성 작가들과의 차이가 보이면서 그 전까지 무의식적으로 받아 들여왔던 남성 작가의 시선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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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 모리소, 모리소 부인과 그녀의 딸 퐁티롱 부인, 1869-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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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 모리소, 요람,1872


 베르트 모리소의 작품들을 보면 당시 서구 사회 여성의 공간을 볼 수 있다. 가정 내 실내 풍경이나 일상생활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실내에서 독서를 하거나 아이를 돌보거나 자수를 놓는 모습 등이 나타난다. 1869-1870년 작의 ‘모리소 부인과 그녀의 딸 퐁티롱 부인’을 보면 실내에 있는 베르트 모리소의 어머니와 동생이 등장한다. 어머니는 책을 읽고 있고 동생은 소파에 앉아 사색에 잠긴 듯하다. 마치 인형처럼 예쁘게 꾸미고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여유로운 모습 같다. 1872년 작의 ‘요람’에서는 자고 있는 아이를 지긋이 쳐다보는 여성이 그려져 있다. 요람의 천과 뒤의 커튼의 색채가 따뜻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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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 모리소, 발코니에서, 1871-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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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 발코니, 1868


 하지만 여성들이 실내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외부 생활도 했었지만 남성 화가들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실외풍경과는 범위의 차이가 나타난다. 1871-1872년 작의 ‘발코니에서’를 보면 난간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는 두 여성이 보인다. 실외에 있어도 그들의 공간이 제한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으로 1868년 작의 마네의 ‘발코니’가 있다. 두 작품 모두 발코니에 있는 여성들을 그린 그림이지만 그들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 베르트 모리소의 작품에서는 여성과 같이 난간 안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지만, 마네의 작품에서는 발코니 밖에서 그들을 보는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을 보면서 여성이 그들의 한정된 공간에서 억압되어 보이거나 우울해하지는 않아 보인다. 단지 여성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부르주아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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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 모리소, 전신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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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 모리소, 부엌에서


 이런 작품들 외에도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탐구하는 ‘전신거울’, 뒤의 창문으로부터 빛이 들어와 화면을 비추는 ‘부엌에서’ 등을 통해 여성의 공간을 볼 수 있다. 베르트 모리소를 다룬 영화도 있는데 작년 여름에 개봉했었던 ‘마네의 제비꽃 여인 “ 베르트 모리조’이다. 영화를 볼 때는 이 작가를 몰랐었는데 영화에 마네가 등장해서 친근하게 볼 수 있었고 자연스레 베르트 모리소의 작품들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서 보았던 마네의 ‘발코니’에서 부채를 든 여인이 베르트 모리소임도 영화에서 드러나는데 실제로 그녀는 마네의 작업실 소파에 앉아 포즈를 취했다. 즉 마네는 이 작품에서 배경과 인물을 따로 그렸다는 것이다. 베르트 모리소는 모델로, 마네는 작가로 작업을 하면서 서로 나누는 대화에서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각자의 작가로서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베르트 모리소의 작가로서의 활동과 마네와의 관계, 당대 프랑스의 상황 등이 고루 담겨 있어 지루하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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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작가를 알게 되면서 그 동안 깨닫지 못했던 작가의 시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연히 미술계에서 여성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남성들의 작품들을 자연스레 익혀오면서 그들의 시각도 비판 없이 수용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베르트 모리소와 그녀의 가치관 등을 영화와 작품을 통해 보면서 작품에 나타난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고 좀 더 객관적으로 작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황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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