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불안한 시선속 불안한 설렘, 뮤지컬 "김종욱 찾기"

글 입력 2015.05.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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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포스터.jpg



동그라미 1기 프로젝트 공연<김종욱 찾기>는 뮤지컬 전문 배우가 아닌, 비전문인 배우이 공연하는 뮤지컬이다.
평소 뮤지컬을 해보고 싶었다는 뮤지컬 비전공자들이 구성된 팀으로 정기적인 공연을 올리는 것이 주된 활동이며 추후에 아카데미 및 재능기부 등 각종 활동을 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김종욱 찾기>가 공연했던 곳은 '더 씨어터 극장'으로 대학로 골목길에 위치했다.
찾아가는 동안 꽤 애를 먹었다.(ㅠㅠ)
외관보다 내부가 훨씬 괜찮아서 놀랐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회사에서 잘린 '남자'와 회사를 박차고 나온 '여자'.
비가 오던 어느날의 택시, 두 사람은 합승하게 된다.
'남자'는 회사를 나오고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군인인 '여자'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결혼하라고 한다.
그러나 '여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고 한다. 아버지는 그녀를 '남자'가 설립한 첫사랑찾기 주식회사에 데려가고.
남자'와 '여자'는 그녀의 첫사랑인 '김종욱'을 찾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극 자체의 내용은 유쾌하고 재밌었다. 중간중간 '남자'와 '여자' 사이에 투닥거리면서 정을 쌓아가는 과정도 유쾌하게 그렸고, '여자'와 그녀의 첫사랑 '김종욱'과의 과거도 중간중간 잘 회상되었다. 
하지만  비전공자들로 구성된 탓인지, 그동안 전문배우들의 공연만을 봐와서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
배우는, 특히 뮤지컬은 노래만 부르는 게 다가 아니라 몸 전체를 쓰는 것이라고 들었다.
무대 위에서 본 배우들은 초반부에 어떻게 손을 써야하는지 모르는 게 보였다.
초반에 관객 앞에서 왔다갔다하며 넘버(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손을 쓰는 방법이 한결같았다. 그 부분에서 그것이 보였다.
 짧은 시간 안에 옷을 갈아입고, 소품을 이용하여 회상되는 부분은 자연스럽고 빨라서 보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보는 데에 집중이 되지 않았던 초반부에 비해, 뮤지컬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와 내용, 그리고 유쾌함은 강한 흡입력으로 보는 사람을 집중시켰다.
 1인 21역을 했던 '멀티맨'은 나말고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인상 깊게 봤을 것이다.
'멀티맨'은 목소리의 높낮이와 자체를 다르게 사용하여 인물 간의 경계를 확실히 지었다. 또 그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관객들의 집중을 모으는 것 같았다.
 남자'의 배우는 어벙해보이지만 성실한 '남자'와 그와 대조적인 이미지의 회상속 '김종욱' 1인 2역을 잘 소화했다.
 '남자'는 코믹하고 어벙한 이미지인 반면, 회상속 '김종욱'은 다소 허세(?)의 느낌이 강했다.(오그라드는 이미지가 더 맞을 듯하다)
 '여자'의 주된 마인드는 이것이다. "인연이라면 또 만나겠죠"
몇번이나 반복되는 이 대사는 극이 끝까지 가기 전까지는 "왜 저러나"를 유발시킬 수 있지만, 저 대사는 다른 것을 담아내기도 한다.

<김종욱 찾기>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로, 단순히 그녀의 첫사랑을 찾다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만을 담고 있지 않다.
악어 이빨로 만든 목걸이는 역마살을 없애준다고 한다. 그것을 메고 다닐만큼, '여자'는 과거부터 그때까지 누군가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면서 그 소품을, '여자'는 어느새 메고 있지 않다.(그것이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소품과 의상을 갈아입는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착용하지 않게 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사실 '김종욱'을 만나러 가지 '않은' 사람은 '여자'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마음이 '변할까봐' 두렵고, 그녀 '자신의' 인생을 지키고싶고,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그것들을 모두 "두려움" 이라고 복합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그녀의 진심이었다.
그래서 다가오는 '남자'를 밀어내는 이유였고, '김종욱'을 만나러 나가지 않았던 이유였다.

"인연이라면 만나겠죠" 라며 다가오는 인연을 방어하던 그녀.
"인연이라면 또 만나겠죠"는 '여자'의 방어기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여자'는 결국 '남자'를 받아들이며 행복하게 결말을 맞이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의식하고 있지만,그러나 그것은 의식한다고해서 쉽사리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변화할까 봐ㅡ 내가 변할까, 당신이 변할까, 마음이 변할까. 당신이 마음에 들어와서 내가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게 두려워. 나는 나이고싶어.'
<김종욱 찾기>, '남자'가 찾고자 했던 것은 '김종욱', '여자'가 추구했던 것은 '방어', 그리고 그들이 마침내 찾은 것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과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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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사진 25.JPG



공연이 끝나고, '남자'를 맡았던 배우 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계속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그 무대에 섰던 모든 분들과 그것이 이뤄지는 하나의 장면을 보러 갔던 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스스로에게 하는 응원이기도 하다.)



**이 공연은 문화예술의 나아감! ART INSIGHT가 함께 합니다.


[남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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