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쉬움이 남았던, 뮤지컬 바람처럼 불꽃처럼

글 입력 2015.05.1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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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람처럼 불꽃처럼'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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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창작 역사 뮤지컬 '바람처럼 불꽃처럼'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역사 소재를 좋아하기도하고,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많이하고 갔는데요. 그런 탓인지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공연이었답니다.

앞서, 뮤지컬에 대해 간략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창작뮤지컬 '바람처럼 불꽃처럼'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12년을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신라 역사 속 실존 인물 '박제상'의 일대기를 심층있게 다룬 대형 창작뮤지컬이랍니다. 서기 418년, 신라 눌지왕때 볼모로 잡힌 두왕자를 구하고 왜에 잡혀 오형을 당해 사망한 박제상 일가의 비극을 다룬 스토리로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했다고해요. 그럼, 제가 관람을 하면서 느꼈던 이 뮤지컬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솔직하게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았던 점

먼저 좋았던 점은 무대표현! 사실 조선과 달리 신라시대 복식과 배경은 조금 생소한데, 어떻게 신라라는 역사적 배경을 표현할지 궁금했었거든요. 이 뮤지컬에서는 무대 양측에 배경소품을 겹겹으로 구성하여 필요시에 하나씩 밀어내놓는다던지, 천이나 천장의 장치들을 때에 따라 내려서 무대를 표현했는데, 적은 장치로도 다양한 시/공간적 배경을 그려낸 점이 좋았습니다. 

두번째로는 '망부석'의 표현이 좋았습니다. '박제상'을 기다리던 "국대 부인"이 귀족들의 음모와 술수에 항거하고, 돌아오지 못한 박제상을 그리워하며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여기서 국대부인은 '망부석'이 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드라마나 영화도 아니고 어떻게 사람이 망부석으로 변하는 장면을 무대에서 그려낼지 정말 궁금했었습니다. 너무 소품스러운 바위가 떡하니 올려지면 정말 실망스러울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이 뮤지컬에서는 정말 아름답게 표현을 했더라구요. 입체인듯, 입체가 아닌듯 사람을 형상화 한 소품이 빛을 받아 반짝거리는데 소름돋을 정도로 '와! 정말 표현잘했다' 싶었답니다. 


아쉬웠던 점

가장 아쉬웠던 점은 가사전달이 미흡했다는 점이었는데요. 아무래도 널리 알려진 스토리가 아니기에 초반에 관객들이 스토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가사전달이 전혀 되지않았습니다. 특히 1부는 대사보다 넘버로만 구성된 장면들이 많아서 듣기평가하는 느낌이 들어 극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프리뷰를 작성하면서 어느정도 줄거리를 알고 있었기때문에 내용을 얼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동행했던 친구의 경우에는 1부가 끝날때까지 스토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그 점이 정말 많이 아쉬웠습니다.

두번째로는 역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비트의 넘버들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기획의도가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한다'여서 인지, 몇몇 디스코? 느낌의 비트가 느껴지는 넘버들이 있었는데, 조금 의아했습니다. 쿵짝쿵짝 하는 비트와 무사들의 궁중무용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신한 시도는 좋았지만, 전통악기와 선율을 사용한 넘버들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에 따른 분량배분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1부는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이라 필요한 내용긴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길이가 다소 길었습니다. 또 흐름이 잘 느껴지지않는 넘버의 연속이었기에 1부 내용이 알차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었었습니다. 지루하게까지 느껴져서 인터미션 때 '이게 뭐지..?'싶어 다소 실망스러웠는데 이후 2부를 시작하면서 이 뮤지컬의 진가가 드러나더라구요. 본격적인 '박제상 일가'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집중도도 훨씬 높아지고 큰 재미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박제상이 죽음을 겪은 이후, 극이 끝날듯 말듯하면서 계속 끌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줄거리를 알고있기때문에 국대부인이 '망부석'이 되는 내용까지 표현하고 마치겠거니 했지만 계속해서 극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말그대로 '밀당'을 하니까 끝으로 갈수록 지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1부의 배경 묘사하는 내용을 조금 줄이고, 1부 중간부터 박제상일가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그려내어 2부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극에 대한 흥미와 집중도를 높이는데 더 적합할 것 같았습니다.


창작 뮤지컬 '바람처럼 불꽃처럼'! 국내 창작 뮤지컬, 그것도 우리 역사를 다룬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박수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보완한다면 더 많은 관심과, 관객들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했던 만큼, 아쉬웠던 공연이었고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은, 나은 모습이 기대되는 공연인 것 같습니다.


[탁유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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