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묘한 삼각관계, 그 속을 들여다 보다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5.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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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삼각관계
-The Subtle Triangle-



마감이 임박한 전시를 위해 부리나케 달려간 곳은 시청역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
이 곳에 유익하고 안보면 정말 후회한다는 전시, "미묘한 삼각관계"의 타이틀을 가진 전시를 보고 왔다.
이 전시는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적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공동전시하도록 기획된 것이다.

그리하여 그 이름도 "미묘한 삼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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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그림은 대중적 인식을 보여주는 유머스러운 이미지입니다.

※P.S. 위 이미지는 본 글의 흥미를 돕기 위한 것으로 개인 의견이 아닌 대중적 인식만을 말합니다.
필자는 모든 개인의 소중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비속어는 웃고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ㅠㅠ 


이 정도로 복잡미묘한 삼각관계는 한편으로는 웃고 넘길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음 한 켠이 이토록 시리고 쓰라리고, 얼마나 복잡미묘한지! 
억겹의 세월과 역사 속에서 얽히고 설킨 한,중,일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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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 사이의 미묘한 삼각관계는 지리적 이슈와 경제적 이슈들로 인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갈등해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미묘한 관계는 세 나라의 복잡했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을 찾음으로써 시작되었다. 이러한 미묘한 삼각관계를 그들의 예술작품으로 드러낼 수 있는 아티스들 중에서 양아치(한국), 쉬 전(중국), 고이즈미 메이로(일본)가 선택되었고 또한 그들의 영역에서 명성을 얻었다.
작가인 그들 모두가 1970년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들은 이 설명할 수 없는 '아시안스러움'을 대표하고 상징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지역적 상황 속에서 각자 이 시대를 축적해왔다. 그들의 예술은 비슷한 듯 전혀 다른 방식과 방향과 속도로 도달해가는 한, 중, 일의 근대화, 현대화 과정들의 결실물들이다. 
세 명의 작가 각자는 다르고 다양한 시대들의 연속성을 다루며 논하고 있다. 고이즈미 메이로는 일본의 제국주의의 과거의 사건들과 기억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쉬 전은 급속도로 변해가는 현대 사회의 성장에 대해, 그리고 양아치는 급성장의 형태 아래,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그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과 시각을 제시하며 작품을 선보인다. 각각 과거, 현재, 미래를 맡은 셈이다.

이 전시에서 세 명의 아티스트들은 관객들에게 그들 자신만의 이야기와 해석을 전하지만, 이는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좀 더 확대해 본다면 이는 곧 우리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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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서사를 담은 예술작품들

-과거, 고이즈미 메이로(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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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속에 들어가면 영상이 틀어진다. 전쟁이 한참인 시절, 주름이 자글거리는 어느 할아버지 한 분이 눈을 감고 얘기를 시작한다.

"저기 폭탄소리가 들려..."
"여긴 깜깜하군.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아..."
"우리 어서 땅굴로 들어가야해!"
"조용, 조용. 군인이 우릴 찾을 지도 몰라. "
"우린 나갈 수 없어. 여기서 버텨야 해."

암막속에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티비를 가득 채운 할아버지의 얼굴뿐이었고 이는 전쟁에 대해 새로운 공포를 느끼도록 했다. 그리고 한, 중, 일의 관게를 떠나 모두의 공통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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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사무라이의 초상" 
어린 사무라이의 초상은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반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고이즈미 메이로는 배우에게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부모님께 작별을 고하는 젊은 군인의 연기를 지시한다. 배우는 보다 격양된 연기를 요구하는 작가의 지시에 다라 점차 감저으이 변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정한 의미는 마지막 장면에서 "내 아들아, 가지마, 제발 엄마와 머물러다오"라는 어머니의 절규와 함께 이루어지는 극적인 반전에 담겨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과거에 대한 지식 없이 가미가제나 사무라이 등을 영웅시하는 풍토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고, 역사에 대한 무지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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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휴식공간이나 침대처럼 보이는 저 정사각형 공간은 누워서 천장의 영상을 바라보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위의 사진이 천장에서의 영상사진이다.
제목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 어느 손이 비행기만을 스케치하는데 계속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아련함과 슬픔이 느껴진다. 비행기에 대한 전쟁의 기억 때문일까.



-현재, 쉬 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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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eter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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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세게를 잘 볼 수 있는 곳. 실제로 슈퍼가 있고 그 안의 상품들은 모두 빈 껍데기지만 무서울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 모든 제품들은 작가의 예술작품의 한 형태로 구입이 가능하다.



-미래, 양아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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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으로 된 산과 돌. Golden Mountain, Golden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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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와 살이 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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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나가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적 예술작품.
지나가면서 '이건 뭐지? 무엇을 나타내는 작품일까?'하고 생각하는 순간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관객을 놀래키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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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진짜 무서웠던 양아치 작품의 세계. 헤드폰을 끼고 들으면 한 여자의 목소리가 시를 읽어주고, 그 시는 일정한 전자음을 배경음악으로 한다. 엄청난 서늘함과 공포감이 엄습한다. 또한 그는 불타는 뼈와 살의 밤을 '복숭아'를 통해 표현한 듯 했는데 그의 심호하고 무서운 세계를 개인적으로 100%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는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공포를 나타내려 한 것일까.





 "감상에 있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비록 전시명이 '미묘한 삼각관계'라 해도 그들이 각국의 예술 경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이즈미 메이로는 오히려 일본 내에서도 문제적인 작가로 취급을 받는 소수파다. 양아치 역시 자신의 예술 주제가 확고해 오히려 동시대 작가들과의 동질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나라마다 분명한 국가적 정체성을 선언하고 그것에 부합한 작가를 선정했다기보다는, 그 나라에서 태어나 예술가로 성장한 젊은 작가들의 우연한 결합이라고 보는 게 합당하다."
                                                                             - by 함문수. 예술로 읽는 한중일.





 전시를 훨씬 넘어 끝나지 않는 미묘한 한국, 중국, 일본의 관계.
우리가 앉고 가야할 것들이다.



[장연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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