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특집] Amuse in Play : 태 胎 (오태석 作)

글 입력 2015.04.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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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se in Play! : 태 (胎)
 
 
글, 편집 - 서 지 예 (ART insight  편집팀)
 
 
대표이미지1.jpg
 

오늘은 한국연극계의 거장, 오태석 선생님의 '태' 라는 작품을 소개합니다. 1973년 9월, 드라마센터 극단에서 공연되었던 작품이예요. 당시에는 볼 수 없던 시각적인 무대와 연출수법, 조명사용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이랍니다. 또한 한국 전통적인 소재들이 가득 담긴 작품이예요. 특히나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이 소재로 사용되어 더 큰 재미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연극적인 작품이라고도 생각되요.
 
작품의 제목은 '胎 (아이 밸 태)' 인데요, 이 제목의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세요.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점이 더 뚜렷하게 보이실거예요!
 
 

 
 
<시놉시스>
 
 
태 공연.jpg
('태' 공연 중 한 장면)
 
어린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에게 양위교서를 내려 왕위를 빼앗긴 이후. 
 
세조는 왕의 자리에 앉은 후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던 사육신을 모두 죽이고 그들의 삼족까지 모조리 죽이라는 어명을 내린다. 6명의 사육신 중 한 명이였던 박팽년의 아버지인 박중림은 백팽년의 손부가 곧 아이를 나을 것을 알고 절망한다. 그 때 손부의 종은 자신의 갓난아이를 박중림에게 내밀며 '손부가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아이와 바꿔 자신들이 손부의 아이를 키운 후 대를 이어가게 하겠다' 제안한다.
 
한편, 사육신들의 환영에 시달리며 두려움에 떨던 세조는 손부가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침 박중림은 세조를 찾아와 아이를 살려 달라 이야기하지만 거절당하고, 뒤 늦게 들어온 손부가 직접 박중림을 살해한 후 세조와 '낳는 아이가 아들이라면 아이를 죽인 후 손부 또한 자결하지만, 아이가 딸일 때에 모녀가 연명하여도 좋다' 라는 약속을 받아낸다. 하지만 그녀의 아이는 아들이였고, 종의 아이와 아이를 바꿔 종의 아이를 찔러 죽이고 자신도 자결한다.
 
한편 금부도사 왕방연은 자신또한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였다는 이유로 죽게 될까 두려워 영월에 있는 단종에게 거짓으로 어명을 칭한 사약을 내렸고, 단종은 사약을 마시고 죽게 되었다. 이를 사육신의 환영들은 단종을 지키고 싶어하는 세조에게 신숙주가 단종을 죽여 모반하였다고 전달한다. 세조는 뒤늦게 영월로 내려가 단종의 죽음을 확인한 후 슬픔에 차는데, 신숙주는 세조에게 단종이 세조의 어명으로 죽게 하라 설득한다. 세조는 사육신의 환영들에게 단종을 모시도록 어명을 내렸고, 단종을 자신의 어명으로 인해 죽은 것으로 이야기한다. 바로 그 후, 박팽년 손부의 종이 세조에게 아이를 보이며 어명을 어겼으니 자신은 죽이고 아이만은 살려달라 아뢰는데, 세조는 아이와 종을 살려주고 아이에게 '일산'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후 박팽년의 후손으로 대를 잇도록 하라 어명을 내린다.
 
 

 
 
<주요 캐릭터>
 
 
세조 - 단종의 왕위를 빼았았고, 그를 따르는 신하들을 무자비하게 해쳤지만, 한편으론 단종을 지키길 원한다. 사육신들의 환영에 시달리며 매일 두려움에 떠는 왕.
 
단종 - 15살의 무능력한 상왕. 세종이 살아 생전 매우 아꼈던 아이이다. 세종의 뜻을 받아 그를 도우려는 신하들이 있으나, 그것이 탄로나 영월로 보내진다.
 
박팽년의 손부 - 왕 앞에서 자신의 시할아버지를 죽인 후 왕과의 약속을 받아 낼 만큼 강단있고 똑똑한 여인.
 
사육신 - 세종과 단종을 섬기는 충신들. 6명의 신하(박팽년,성삼문,이개,하위지,유성원,유응부).
 
신숙주 - 정치적으로 세조의 편에 선 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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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연출가 : 오태석
 
오태석 선생님은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시기에 유년시절을 보내고 계셨다고 해요. 할머니와 단 둘이 지내셨고, 학교도 피난학교를 다니셨어요. 그 시기에 자연스럽게 굿이나 산대놀이,판소리등에 자연스럽게 관심과 애정이 생기셨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선생님 작품에는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들이 잘 나타나요. 전통적인 요소들과 서구의 극 양식을 접목시켜 실험적인 작품들을 많이 발표하셨어요. 선생님 작품의 특징 중 한가지가 '생략'과 '압축'인데, 이 점은 <태>에서도 어김없이 활약하고 있죠? 오태석 선생님 표 연극은 많은 사람들이 '비논리적'이고 '비약적'이라고 평가를 내려요. 하지만 선생님은 이런 점들이야 말로 연극적 재미를 주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밝히신 적이 있으세요. 이 외에도 파격적인 오브제와 상상력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인으로 자리잡고 계십니다.
 
영국대학 강의.jpg
(영국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오태석선생님)

40여 년 동안 극작가, 연출가, 제작자로서 다방면의 활동을 하면서 총 6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연출하셨어요. 한국의 전통적 소재와 공연기법을 활용한 창의적인 연극으로 자신만의 독자적 연극세계를 구축하셨고, 또한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되살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언어에 담긴 문화와 정신을 전승하기 위해 전국의 사투리를 수집하여 연극언어로 발전시키는 공연들까지 올리셨어요 .최근 2014년에는 <템페스트>라는 작품에 한국적 소재들을 넣어 작품을 발표하셨는데,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생님의 독특한 연출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 <네이버캐스트 동영상 오태석편, 인터뷰>
 
 

 
 
 
가마귀 눈비 맞아 휘는 듯 검노매라.
 
야광명월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님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박팽년의 시 -
 
 
 "까마귀가 눈비를 맞아 잠시 희어지는 듯 보이지만 그래도 역시 검을 뿐이다.
그러나 언제고 빛나는 보석은 밤이라고 해서 그 빛을 잃는 게 아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님(단종)에게 바친 이 몸의 충성이야말로 아무리 한들 변할 수가 있겠는가. "
-박팽년의 시 해설-
 
 

 
 
일본공연.jpg
('태' 일본공연 당시 공연 중 한 장면)
 
<태>에는 모든 인물들이 실존하였던 인물이며, 박팽년의 시와 같이 인용된 대사들이 종종 있습니다. 위에 있는 시도 <태>에서 인용 된 실제 박팽년의 시인데요,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담은 시예요. 이 외에도 작품 속 사소한 것들에서 실존 인물의 모습과 그 당시의 모습들을 볼 수 있어요.
 
세조는 실제로 5살이 되기 전까지는 궁에서 나와 민가에서 자랐었고, 그로 인해 자유롭게 뛰놀면서 민간의 일들을 상세히 겪으면서 자랐어요. 그리고 5살 무렵에 <효경>을 읽으면서 영특한 머리 또한 인정받아왔답니다. 글 재주는 좋지 않았지만 사냥,승마,격구에 뛰어났죠. 세조의 이름이였던 '수양대군' 이라는 이름은 그의 아버지인 세종이 고쳐지어 준 이름입니다. 세조는 세종과 세종 비 심씨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아들이였고, 세종은 첫째아들인 문종에게 왕위를 물려줬습니다. 그리고 세종은 형제들의 왕권싸움을 염려했었어요. 원래는 세조가 '진양대군'이라 불렸었지만, 부친인 세종은 그가 왕위를 탐하지 않고 절개를 지켰으면 하는 의미에서 수양대군(수양산에서 절개를 지키다 죽은 백이*숙제*처럼 절개를 지키라는 의미로 추정) 에 봉했었지요. 하지만 그의 부친인 세종의 바램과는 다르게 세조는 거침없고 욕망이 강한 인물이였어요. 문종이 젊은 나이에 승하하고 12살의 어린 단종이 왕위를 물려받자, 그 자리를 빼앗기 위한 계획을 세웠었죠. 그는 단종의 숙부이지만, 조카의 자리를 빼았어요.
 
하지만, 세종이 살아 있을 적 그를 섬겼던 신하들은 세종이 단종을 아꼈으며, 보호하고자 했다는 점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들은 세종이 승하한 후 성군의 뜻을 받아 단종을 섬겼습니다. 그 중 사육신(6명의 충신)들은 모두 세조에 의해 죽게됬죠. 작품 속에서 사육신 중 한명인 성산문에게 세조가 "너는 내가 주는 녹을 받아먹고 오다가 지금 배반하니 반복무상(叛服無常) 한 자가 아닌가" 라고 말하며 국문을 하자 성삼문은 세조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나으리 녹을 먹은 적이 없다."  실제로 사육신들은 모두 세조가 왕위를 이어받은 후에 '전하'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작품에서와 같이 '나으리'라고 부르거나 '그대'라고 칭했죠. 그리고 세조가 왕위에 오른 후 '신하들에게 내려진 곡식들을 먹지않고 창고에 쌓아뒀더라' 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들은 무자비한 국문을 당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세조를 왕으로 받들지 않겠다는 의지만을 보이고 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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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 공연 중 한 장면)

<태>라는 작품 속 인물 중 '세조'에 많은 고찰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단적으로 본다면 조카를 몰아내고 수백 명을 죽인 난폭한 인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작품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극이 진행되면서 보이는 미묘한 그의 변화에 집중해서 읽어보면,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작품은 어떤 작품들 보다도 연극적 상상력이 맘껏 발휘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적인 색감과 소리, 그리고 언어의 힘과 육체의 움직임을 상상하면서 읽으시면 이 작품의 색깔이 보이실거예요! 저는 이 작품의 색깔 자체가 굉장히 예술적이고 실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음 <메데이아 - 에우리피데스 作> 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글, 편집 - 서 지 예 (ART insight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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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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