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돈이 있다는데 왜 팔지를 않니?[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4.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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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편의점에서 없어서 못판다는 물품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작년 하반기 이후 한번도 안 들어본사람은 없지만 한번도 못 본 사람은 아직도 있다는 허니버터칩이고, 다른 하나는 혜성처럼 등장한 ‘처음처럼 순하리’ 유자맛이다. 24시간 공장을 돌려도 없어서 못 파는 이 상품들, 도대체 왜 이렇게 유명하고, 왜 이렇게 보기가 힘든 걸까?
허니버터칩_2.jpg
꿀부족 국가의 원조,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의 등장 이후 이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꿀독에 빠졌다.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의 '허니버터'버전이 새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9월 처음 선을 보여 출시 3개월만에 매출 50억원, 아직까지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완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신기술인 빅데이터의 산물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감자칩은 보통 짭짤한 맛 하나만을 기본으로 하는 반면, 허니버터칩은 짭짤한 맛과 달콤한 맛, 고소한 맛이 동시에 나는 새로운 맛 배합을 선보였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자칩의 주요 구매층인 10~20대 여성들이 단맛과 버터향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 개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버터가 들어가 약간 느끼한 듯 하면서도 어느 샌가 봉지를 털고 있다는 마성의 맛이 탄생한 순간이다. 
물론 허니버터칩은 순수한 우리 과자는 아니다. 허니버터칩의 원조는 먹거리 천국인 일본의 가루비칩이다. 현재 생산도 해태제과와 일본 가루비가 지분을 반씩 가지고 있는 문막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왜 안파는 것일까?
태초에 꼬꼬면이 있었다

허니버터칩의 생산이 이렇게 소극적인 이유는 꼬꼬면의 선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출시된 꼬꼬면은 라면시장에 ‘하얀 국물’ 돌풍을 일으켰다. 지금의 허니버터칩 열풍과 똑같았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5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했지만 꼬꼬면의 인기가 이듬해 사그라들면서 큰 손해를 보고 말았다.
이에 따라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생산에 대해 “라인 증설은 2~3년 걸리는 작업인데다가 비용도 들기 때문에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는 다시 2016년 증설 계획을 밝혔지만, 차라리 인기가 사그라들길 바라는 것인지 헷갈린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품귀현상의 부작용
미투제품과 인질마케팅

허니버터미투.jpg

과자뿐만이 아니라 감자튀김, 치킨, 음료, 간고등어...까지 허니버터열풍은 끝이 없다. 당장 집 앞의 편의점만 가도 십수종의 허니**과자들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허니버터칩'의 대항마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내놨다. 지금은 오히려 허니버터칩의 자리를 위협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재주는 해태가 넘고 돈은 농심이 챙긴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대기업들에서 기존 과자들을 리모델링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과자들만 해도 10여가지가 넘는다.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면서 팔리지 않는 물건에 은근슬쩍 허니버터칩을 끼워넣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벤트의 상품으로 허니버터칩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한때는 과자에 프리미엄마저 붙는 일까지 생겨났다. 1500원짜리 과자가 이렇게나 큰 여파를 불러올 줄이야,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제 2의 허니버터칩? 순하리


순하리.jpg

현재 제 2의 허니버터칩을 노리는 상품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다. ‘처음처럼 순하리’ 유자맛은 알코올 도수 가 14도밖에 되지 않아, 유자 특유의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이다. 맛있는 술을 좋아하고 저도수 술을 많이 마시는 젊은 세대의 입맛을 꿰뚫은 셈이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순식간에 귀하신 몸이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순하리 판매 시작 한 달이 채 안된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서 품귀현상까지 일어날 정도로 초기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순하리는 현재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경쟁사인 무학(좋은데이)이 새로이 수도권 진입 시도를 하자 무학의 본거지인 경남 지방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 순하리가 과자계의 허니버터칩만큼의 위력을 발휘할지는 두고봐야할것같다. 아직까지 비슷한 제품이나 프리미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품절 문제도 기업의 전략이 바뀌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 소비자들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런 돌풍에 대해 비판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제품을 일부러 희귀하게 만들어 오히려 사고 싶은 마음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특히 순하리는 수도권 술집에는 입점하지 않으면서 부산과 경남지방에 공급업소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마케팅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 이 불만은 내가 당장 제품을 사지 못하는 데서 주로 생겨난다. 회사 사정에 상관없이 소비자는 제품을 사지 못하면 불만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 대단하다는 제품, 나도 먹어보고 싶은데..." "나도 돈 있는데..."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비판하는 이면에는 이런 생각들이 숨겨져있다. "차라리 안 사고 말지"라고 말하다가도 눈 앞에 있으면 일단 집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이 계속되는 한 당분간 돌풍은 계속될 것이다. 

참고자료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처음처럼 순하리' 입소문 타고 ‘대박’-경제신문 ebn
빅데이터는 당신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더스쿠프
[종목돋보기] 허니버터칩이 크라운제과 살릴까-조선비즈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효과로 회사채도 흥행대박



[임여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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