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희경이기에 ‘괜찮아, 사랑이야’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4.2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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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이기에 ‘괜찮아, 사랑이야’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들이 사는 세상.
방영될 때 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작품들에 진정한 주인공이 있다. 바로 ‘노희경’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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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머리와, 작은 키. 언뜻 보면 그녀가 정말 우리나라 드라마에 아름다운 로맨스를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작가가 맞을까 의아해진다. 그렇지만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 잠깐 들었던 편견마저 무색해진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 현실적인 연애를 그렸던 ‘지오’와 ‘준영’의 사랑, 상반되는 인생의 태도를 가진 ‘오영’과 ‘오수’의 사랑,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했던 치유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재열’과 ‘해수’의 사랑까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펼쳐지는 드라마들이지만 그 중심에는 노희경이 있고, 그래서 왠지 모르게 닮아 있는 작품들이다.
물론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오래 전부터 매니아층을 형성 할 만큼 탄탄하고, 개성적인 드라마 스타일로 사랑을 받았다. ‘거짓말’ 이나 김민희가 주연으로 등장 했던 ‘굿바이 솔로’와 같은 작품들은 거의 드라마 최초로 대본집이 출간 될 정도로 많은 관심과 공감을 얻었다.

그렇지만 노희경 작가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은 ‘그들이 사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에는 배우로 등장했던 송혜교와 현빈의 연애로, 또 비교적 저조한 시청률로 작품 외적인 부분에 관심이 치중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가는 시간이 갈수록 드러난 것 같다. 벌써 7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지금 돌려 봐도 전혀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은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작품이 뻔하고 판타지적인 사랑이 아닌 현실적이고 그래서 힘들 만큼 피하고 싶은 우리의 현실적인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두 남녀가 서로 다른 삶을 살다가 연애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이 작품은 5회쯤에는 이미 연애가 시작 되고 남은 10회 가까이를 사랑 하게 된 후 겪는 갈등에 중심을 둔다. 아마 판타지적인 사랑이야기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너무 현실적이고, 갈등 위주인 이 작품이 재미없게 느껴진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이 작품에는 더 로맨틱한 사랑의 정의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이후,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를 통해 대중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면서도 노희경 작가 특유의 색깔을 입힌 작품들이 등장했고,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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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이 작품도 처음 방영 되었을 때, 논란이 일었다. 지나치게 솔직하고 직설적인 발언, 성적인 대사, 다른 작품에 비해 비교적 큰 차이 없는 분량을 차지 하는 많은 캐릭터들의 등장에 몇몇 대중들은 혹평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치유’를 보여준다. 정신과 의사인 ‘지해수’와 어린 시절 기억으로 잊을 수 없는 상처를 가진 ‘장재열’의 트라우마가 만나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서로를 치유해 나가는 주제가 언뜻 보기엔 너무 이상적이고 현실에는 불가능 할 것 같지만 우리 누구에게나 ‘트라우마’가 있고, 인생 한 번은 ‘사랑’이 온다는 걸 기억하면 노희경이 제시하는 ‘사랑’이 드라마틱한 사랑만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는 특히나 주옥 같은 대사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 중 이 대사가 가장 생각이 난다.
 

재열: 사막에서는 밤에 낙타를 나무에 묶어둬,
그리고는 아침에 끈을 풀어 놓지, 그래도 낙타는 달아나지 않아 ,
묶여있다는 걸 기억하거든.
상처가 우리 발목을 잡아 둔 것 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누구나 받기 힘든 ‘치유’의 세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노희경의 로맨스가 유효한 이유는 우리에게도 낙타처럼 묶인 발목을 풀어 줄
진정한 사랑이 있을 것이라 믿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진정으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하려 노력하는
 ‘노희경 작가’이기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가는 것이 아닐까.

[서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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