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서울국제음악제]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특별콘서트 다녀온 후

글 입력 2014.05.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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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서울국제음악제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특별콘서트
 
지난 2014년 5월 26일(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현대음악의 거장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특별한 콘서트가 있었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음악감독 김민) 지휘 페터 히르쉬, 피아노 최희연, 바리톤 정록기, 첼로 율리우스 베르거, 첼로 성현정 등 그녀의 음악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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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음악의 거장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 그녀는 누구인가?
1931년생 러시아 출신의 여성 작곡가인 소피아 구바이둘리나(Sofia Gubaidulina)
구소련 치스토폴에서 출생해 50여년 간을 정치사회적 제한 속에서 살았으며 그녀는 자신만의 강력하고 투철한 정신세계를 견지하며 음악을 하였다. 쇼스타코비치, 슈니트케와 함께 구소련 출신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손꼽힌다.
20대에 모스크바 음악원 시절 정치적 압력에 직면하였고 소련 당국에서 예술가들에게 미학적 기치로 내건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부합하지 않고 서구의 아방가르드를 지향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음악은 종종 검열과 공연 금지의 대상이 되었다. 1953년에는 스탈린 사망 후에 흐루시초프가 집권시절에는 소련 내에서 연주할 수 있었으나 1964년 브레즈테프의 신 스탈린 시대가 도래하면서 작품연주가 어렵게 되었다.
그녀는 상황에 순응하지 않고 당시의 많은 구소련 작곡가처럼 영화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꾸준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주로 폴란드나 크로아티아의 현대음악 페스티벌에서 작품 연주를 통해 명성을 얻어가며 그녀는 마침내 1980년대 고르바초프의 개혁적 정치국면을 통해 커다란 전환을 맞게 된다.
서방으로 출국이 자유로워지며 1984년부터 국제적 인지도를 쌓기 시작하여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지로 연주여행을 가서 현대 작곡가로 입지를 굳히고 1992년 이후로는 독일 함부르크 근교에 살면서 동서양의 무대를 아우르는 풍성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음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색다른 악기 편성을 통해 독특한 음향을 창출한다. 1975년 이후 소련의 동료 작곡가들과 즉흥연주 그룹을 창단하여 러시아, 코카시아, 아시아의 민속악기들을 사용한 연주 활동을 했던 이력이 중요한 영향으로 작용한다. 이때의 경험은 서유럽의 클래식 악기 전통을 넘어서서 타문화권의 것을 포함하는 자유로운 음향 세계로 청각적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둘째, 음악적 상징, 즉 음악 밖에 있는 개념들을 음악으로 치환하는 데 숫자나 도형, 몸짓 등의 상징을 도입하는 것이다. 작품의 정서적 분위기 뿐 아니라 형식구성의 측면을 통해서도 드러나게 된다.
셋째, 가장 큰 특징은 음악의 신비적 속성에 대한 깊은 신념 위에 대부분의 작품에서 종교적 성격을 추구하는 것이다. 러시아 정교의 독실한 신앙을 토대로 최후의 심판, 계시록, 십자가, 부활, 변용과 같은 개념을 작품에 도입하는 그녀는 종교성은 상징과 결합하여 그녀의 많은 대표작들을 탄생시켰다.
 
▶ 위대한 작곡가와 연주곡에 관하여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세계초연 콘서트'는 '루바이야트, 인트로이투스, 두개의 길'이 연주되었다.
바리톤과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칸타타 루바이야트와 피아노 협주곡인 인트로이투스는 이미 우리시대의 고전, 레퍼런스가 된 걸작 중에 하나다. 콘서트의 후반부에 연주될 첼로 두대와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두개의 길은 거장 작곡가의 한국 연주로서는 드물게 세계 초연작으로서, 수많은 음악 애호가의 주목과 기대를 받고 있다.
 
현대음악은 타악기 등장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 현악기 선율외에 내고 싶은 소리가 많아서 인가 부다.
첫 곡은 타악기가 두드러진 곡이었다. 악기탐색의 다양성을 선보였고 무대 왼쪽에 자리한 피아노는 선율악기가 아닌 타악기로 연주인은 피아노의 쇠줄(금속줄)을 계속 문지르며 철 냄새가 나는 음악을 '끼익' 배경으로 깔아주었다. 때로는 현악기, 목관악기가 질문 응답 형태로 대화하며 연주가 이루어졌고 셈여림이 강조된 섬세한 음악도 있었다. 효과음을 내며 피아노, 타악기는 음악에 색채감을 더해 주었다. 연주기법이 새로웠고 입체적인 연주가 펼쳐졌다. 현악기는 스산한 음색을 문질렀고, 손가락을 튕기며 현을 자유자재로 음역을 오갔다.
인트로이투스에서는 현악기, 관악기(바순, 플룻, 오보에) 그리고 피아노 협연으로 연주를 하였다.
서주에서는현악기 연주에 플룻이 솔로로 연주를 시작하였다. 악기군들이 차례로 더해지며 음색이 풍성하게 연주를 하였다. 모든 현악기(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가 한 목소리로 연주한 후 피아노가 가새하여 저음부를 나지막하게 연주하고 이에 반응하듯 첼로, 비올라는 손가락을 튕기며 아주 현대음악스럽고 독특한 거친소리와 슬픔을 담은 음악이 펼쳐졌다. 불협음들이 내장되어 있고 피아노는 저음부 고음부 중음부를 마구 오가며 곡의 중간 중간을 오갔다.
 
현대음악은 현대인의 오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 같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불안한 심정을 노래하고 때론 복잡스런 문제 속에서 편안함과 안정된 음색은 다음에 나오는 슬픈 음색과 대조를 이루며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 작곡자는 어떤 의도로 어떤 이야기로 이런 음악들을 창작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대중들이 다가가기에는 아직은 어렵다. 그러나 해설이 있고 작곡자의 의도를 조금이 남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음산하고 슬픈 그리고 이상한 음악들이 다른 세계의 음악으로 어쩌면 재미있는 음악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음악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다가와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 함께한 연주자에 관하여
 
바리톤 정록기
정록기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국제 가곡 콩쿠르에서 잇달아 우숭한 실력있는 바리톤이다. 그는 독일을 비롯한 중부 유럽을 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는 영국의 그라모폰과 런던 타임즈, 프랑스의 음악잡지 오페라, 독일 마인 포스트 등의 지면을 통해 소개된 바있다. 유럽의 언론은 그를 차세대의 피셔 디스카우라 칭하였고 카리스마 있는 연주자로 평이 나있다. 한양대 음대 졸업 후 1990년 도독,칼스루에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하였다. 2005년부터 모교 한양대 음대 전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최희연
6세에 인천시향과 협연하였고 이화경향, 한국, 중앙, 동아 국내 주요 콩쿠르를 석권한바 있다. 비오티 국제 콩쿠르, 부조니 국제 콩쿠르, 윌리엄 카펠 국제 콩쿠르, 에피날 국제 콩쿠르, 클라라 하스킬 국제 콩쿠르, 마리아 칼라스 국제 콩쿠르 등에서도 상위에 입상하여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세계 각지 초청 독주회를 하였고, 베를린 심포니,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워싱턴 내셔널, 로잔느 체임버 등 유럽과 미국의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첼리스트 율리우스 베르거
1952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출생인 그는 독일 뮌헨 음대에서 발터 라이하르트와 프리트 키스칼트에게 사사하였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의 안토니오 야니그로와 미국 신시내티 대학 자라 넬소바에게 사사했으며 로스트로포비치의 지도를 받았다. 28세에 독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 최연소 교수로 임명, 현재 아우구스부르크 국립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럽 전역에서 개최한 모차르트 탄생 20주년 기념 축제 총감독으로 임명된 바도 있다.
 
첼리스트 성현정
자르브뤼켄 국립음대에서 디플롬을 마치고 스위스 바젤 국립음대,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하였다. 국제 실내악 콩쿠르 1위 수상 뒤 그 해 유럽 주요 신문사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낭만파 연주자로 선정되었으며 1996년 독일 DAAD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7년 아아아고 페스티벌 코리아의 예술감독으로 이탈리아 아시아고 시장으로 부터 공로패를 수상한 그녀는 1991년 자르브뤼켄 국립음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국립대학, 아우스부르크 국립음대 강사를 역임하고 2008년 가을부터 동대학에서 전임으로 재직 중이다.
 
서울바로크합주단
대한민국 최고의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예술감독 김민이 이끄는 이 단체는 올 해 창단 48주년을 맞았다. 세계무대를 망라하여 23개국, 115회 해외초청공연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인정받고 있다.
▶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참고 작품
▶ '서울국제음악제 프로그램' 5월, 짧지만 여운이 진한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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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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