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한 노력 [문학]

글 입력 2015.04.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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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jpg▲ 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


 이 책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평론가 신형철이 정확해지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보였는지를 이야기하는 데에 있다. 그는 본래 문학 평론가이다. 그런 그가 영화 잡지 지면에 영화에 대한 글을 연재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우려를 표하거나 호기심을 가졌다. 그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가 적은 글 말미에는 언제나 이런 추신이 달려있었다. “ 영화라는 매체의 문법을 잘 모르는 내가 감히 영화평론을 쓸 수 없다. 영화를 일종의 활동서사로 간주하고, 문학평론가로서 물을 수 있는 것만 겨우 물어보려 한다.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가, 하고” 이 짧은 문장에서 우리는 그가 이야기를 사랑하기에 정확해지려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서문에서 직접 작품에 대한 정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밝히는데, 이를 풀어보자면 사랑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해석을 꿈꾸고 그를 위해서 작품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27편의 영화들은 그런 그가 고르고 골라 꺼낸 단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가 이전의 비평집에서부터 주된 주제로 삼았던 사랑, 욕망, 윤리, 성장으로 수렴되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한 편 한 편이 섬세하여 두고두고 읽고 싶은 것들이나 무엇보다도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화 <사랑니>에 관한 글이 특히 눈에 띈다. 마지막 글을 통해서 각각의 이야기들을 아우르는 그의 사랑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영화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그의 애정이다. 책 속에서 그의 이전의 발화들이 영화의 서사에 집중되어 있다면 마지막 글은 영화라는 장르 자체에 관한 것이다. 그는 섬세한 시선으로 영화와 문학 간의 차이를 가늠하고 영화가 지니는 멋짐이 미(未)의미성에 있다고 정리한다. 이토록 귀여운 문학 평론가의 영화에 대한 수줍은 고백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가 대단한 사랑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가 덧붙인 마지막 글로 인해 이 책은 오롯이 영화에 관해서 정확해 지고자 한 평론집이 된다.
[문현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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