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Da Capo, 우리도 처음으로 돌아갈 시간[공연예술]

글 입력 2015.04.0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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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Capo, 우리도 처음으로 돌아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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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콘서트가 2일부터 4일까지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 열렸다.
7년만의 콘서트에다 최근 발매된 ‘Da Capo’ 앨범의 전 수록곡을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에 콘서트의 열기는 한 층 더 뜨거웠다. 
그 뿐만 아니라 ‘토이’라서 가능 한 뜨거운 라인업도 열기에 한 몫 했다. 최고의 보컬리스트들이게스트로 등장했는데, 토이 초기 앨범에서 참여한 김연우, 이지형, 김형중 뿐만 아니라 신곡에 피처링 한 성시경, 빈지노, 가장 어린 악동뮤지션 이수현 까지 오직 ‘토이 콘서트’를 위해 모였고 노래 했다.
 
 
나는 원래 ‘토이’의 열성팬은 아니었다. 유희열을 방송에서 많이 접하면서 토이 노래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고, 점점 좋아졌다. 10년전 노래도 마치 올 해 나온 노래처럼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토이’만의 색깔이 있었다. 그렇지만 가장 매력이 있었던 것은 가사의 진정성이었다. 혹 누군가는 그의 노래가 유치하다고 하고, 너무 옛날 감성에 젖어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느낀 그의 노래는 진정한 ‘위로’가 있었고, ‘진심’ 이 있었다. 그래서 아티스트 ‘토이’보다 사람 ‘유희열’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졌다. 
그를 만나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때 마침 콘서트가 7년 만에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1만원이라는 적지않은 돈으로 결제를 하고 4월 2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진정으로 음악을 통해 감동과 위로를 주는 사람은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콘서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너무나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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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의 기대는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다. 토이의 성격과 닮은 무대가 하얀 커튼으로 슬쩍 비칠 때 오랜만에 진짜 음악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무대가 시작되었다. 하얀 커튼이 계속 쳐 있는 상태에서 어렴풋이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하는 토이의 모습이 보였다. 흰 커튼은 하얀 도화지 처럼 여러 그림들을 받아 내었다.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왔다. 어떤 목소리도 없는 시작. 그저 피아노와 밴드 사운드가 이뤄내는 음악의 시작이었다. 오랜 시간 나도 모르게 지쳐있던 대중가요의 음악에 대한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콘서트는 장장 3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한 공간에 있는 관객들과 아티스트 ‘토이’가 친구가 되어 서로 위로를 주고 받는 느낌을 주며 계속 되었다. 난생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는 진정한 위로. 어쩌면 그가 몇 만명 중 하나인 나를 알기라도 한 것처럼 편안하고 마음이 따스해 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진심은 공연 중간중간 멘트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 동안 잘 지냈어요? “ 
 진짜 오래 전부터 알던 친구처럼 혹은 오빠처럼 그런 따스한 말들을 건네는 것을 보고 ‘토이’의 노래가 아름다울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찬찬히 그의 음악을 들으며 지하철에 올랐다.
‘너의 바다에 머무네’, ‘모두 어디로 간걸까?’, ‘그대, 모든 짐을 내게’ 등 따뜻한 위로 섞인 그의 음악을 들으며 마치 음악과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치정로맨스처럼 격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같은 가사가 무한 반복되는 댄스곡처럼 가볍지 않은 음악이 아직’은’ 우리 곁에 있구나 안심이 되기도 했다. 

더욱 막막해 지는 인생살이가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찌르는 나날들의 연속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위로의 말을 부탁하기도 어색한 차가운 사회다. 전에 음악의 기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그저 노동요 정도로만 생각 했는데 그 보다 앞선 음악의 기원에는 ‘치료’의 기능이 있었다. 아픈 몸을 치료할 때 의사쯤 되는 사람이 치료를 더욱 잘 되게하고 환자에게 안심을 주기 위한 어떤 소리가 오래 전부터 우리 인류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음악을 들으면 그 근본의 기능을 잃어가는 것 같다. 차가운 사회에 어쩌면 ‘음악’이 위로가 되고 약이 될 수 있을 텐데 그 것을 잃지 않고 본래 모습을 유지해 나가는 가수 혹은 아티스트가 너무도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토이’와 같은 콘서트를 보고 나서 ‘위로가 되었어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로부터 얻는 모순일 것이다.
 
토이 앨범 제목처럼 우리도 그 예전의 따스했던 음악을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한번쯤 우리 모두 고민해 볼 일이다.
진정 음악의 의미를 잃은 것은 아닌지 'Da capo '처음으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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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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