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5분,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보다[시각예술]

글 입력 2015.04.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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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때 그 애니메이션 봤어?' 이 한마디로 어른들은 종종 추억 속으로 빠져들곤한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뭇 어린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콘텐츠,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은 생명을 부여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애니(animare)'에서 온 말로, 생명이 없는 윤곽이나 형태에 인위적으로 움직임의 환상을 창조하는 작업을 뜻한다. 사람사는 곳 같기도하고, 완전히 새로운 공간 같기도한 애니메이션 속 세상에서 캐릭터들은 마음껏 자신들의 매력을 뽐낸다. 조형성, 서사성, 음악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애니메이션은 오랜시간 사랑받아 왔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 이나 증강현실 같은 새로운 기술들의 도입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이다.

movie_image8GUQ7TPV.jpg▲2014년 겨울왕국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월트 디즈니의 '겨울왕국' (2014)

세계 애니메이션 강국으로는 크게 일본과 미국을 꼽을 수 있다. 전세계 어린이들과, 심지어는 성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버리는 미국의 월트 디즈니는 수준 높은 기술력으로 캐릭터의 동작과 표정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월트 디즈니뿐만이 아니라 픽사, 드림웍스 등도 뛰어난 기술력과 스토리, 분업시스템을 활용하여 미국만의 애니메이션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movie_imageX2BPYBD0.jpg▲ 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일본 애니메이션또한 '저패니메이션' 이라고 불리며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 방영되고있는 대부분의 TV애니메이션이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 마지막 작품 <추억의 마니>를 발표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은 어른들은 위한 동화라고도 불릴만큼 휴머니즘과 판타지를 더한 따뜻한 애니메이션으로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녹였다.

movie_imageNQU3YU0P.jpg▲ 한국 단편 문학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메밀꽃, 운수 좋은날, 그리고 봄봄>이 한국 단편 문학 애니메이션으로 호평을 받으며 개봉했으나, 배급 문제때문인지 실적은 부진했다. 뛰어난 IT 기반 인프라와 훌륭한 인력이 많음에도, 투자 재원이나 체계적인 제작시스템, 유통구조등의 문제로 한국 애니메이션이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62e59ccb322f31f4c72a514183a54977.jpg▲ 5분만에 전세계인을 사로잡은 단편 애니메이션 'Johnny Express' (2014)

그 와중에 5분만에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보여준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알프레도 이미지웍스 우경민 감독의 <자니 익스프레스>라는 작품이다. '정말 한국 애니메이터가 만들었단 말이야?'하고 우리나라 사람들 마저 놀라게 한 이 작품은 유쾌한 발상과 화려한 기술이 돋보인다. 지난해 5월 동영상 공유 사이트‘비메오’(www.vimeo.com)에 무료 공개한 <자니 익스프레스>는 조회수 1천만 회를 넘어서며 그 달의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또한 제9회 파리한국영화제 숏컷부문 최우수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알프레도 이미지웍스는 모션그래픽 전문회사로, 클라이언트에게 광고를 위탁받아 그래픽영상을 제작하는 회사이다. 모션그래픽회사에서, 전문 애니메이터도 아닌 젊은 그래픽 다자이너가 만든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일단 한번 보면 5분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미래에도 택배기사가 있을 것이라는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된 이 애니메이션은 우주를 누비는 택배기사 자니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우주를 누비는 택배의 달인 자니가 벌이는 외계 행성에서의 에피소드를 그려냈는데, 별다른 대사도 없이 단순한 사운드로 이루어져있어 전세계인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캐릭터들 역시 정말 깜찍 그자체로, 유쾌한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들이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우경민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자니 익스프레스>를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장편 애니메이션과 시리즈물을 계속 만들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한국형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가족적이고 대중적인 미국 애니메이션과 기발하고 마니악한 일본 애니메이션 사이에서 한국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는데, 그가 이끌어갈 한국 애니메이션의 행보가 기대된다.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콘텐츠로 'One Source Multi Use'에 아주 적합한 콘텐츠이다. 1920년대 탄생한 미키마우스의 캐릭터 상품이 지금까지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가능성과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며,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문화요소다. 국내에 있는 애니메이션고등학교등 전문양성기관에서 수많은 애니메이션 관련 인재들이 양성되고있다. 그들의 상상력과 한국의 뛰어난 IT기술이 접목된다면 앞으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자니 익스프레스>의 등장에 힘입어 많은 인재들이 실험적인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국내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단 5분만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해준 <자니 익스프레스>. 후속작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다.

[탁유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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