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응답하라 복고에 대하여 [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4.0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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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RTINSIGT에서 본 글(http://artinsight.co.kr/2015개인 OPINION; 
<문화예술에서 사라지지 않을 트렌드, [복고]>) 에서 영감을 받아서, 또한 시기적으로 우연히 쓰게 된 글이다.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누구도 성공을 논하지 않았으며 아무도 시작을 기대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당사자들조차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2012년, 한 케이블 드라마는 그렇게 대한민국을 들어다 놓았다. <응답하라 1997>!
이렇게 칼럼이든 리뷰든 시작한 사람은 많았으리라.
진부한 시작이든 무엇이든, 개인적으로 무척 사랑하는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해 한번 글을 쓰고 싶었다. 
신원호 피디가 연출을 맡았던 <응답하라 1997>(2012) ,그리고 후속작 <응답하라 1994>(2013)는 tvn에서 방영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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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ARTINSIGHT에서 본 글의 주요키워드), ‘복고’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뗼레야 뗄 수 없는 키워드 이다


<응답하라 1997>,<응답하라 1994>-는 일명 <응답하라> 시리즈로 불린다.
 아날로그의 마지막 시대, 일명 ‘신인류’의 시대, 찬란했던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이다. 그때를 추억할 수 있는 배경과 소품 등 촘촘한 연출로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많은 것들을 얻었다. 출연했던 배우들은 재발견 혹은 발견이라는 기회를,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과거를 되새기고 기억을 더듬고 노래를 듣고, 소통하고 공감하였다. 그것이 응답하라 시리즈가 가지는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복고’란 그렇다. 

[복고] 명사.;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감.
다른 말로 ‘회귀’ 라고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되새기는 것만으로 충분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감성을 건들기 때문에 복고의 힘은 대단하다.

되새기다. 나의 과거가, 혹은 당신의 과거가 찬란했던 아니던 간에 기억 혹은 과거, 그런 종류의 것들은 대개 특유의 아련함을 가진다. 방울방울 몽글진 비눗방울이 톡 터지는 듯, 그 촉감처럼 서서히 가슴 속에 차오른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시대의 사람이 아니다. 
1994는 내가 태어나기 전이었으며, 1997은 내가 고작 서너살 밖에 되지 않았던 때니까. 
한국 대중음악사상 가장 찬란했다는 1990년대는 나의 시대가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되새긴다. 나의 시대가 아님에도 나의 것인 듯 되새길 수 있는 이유는 어딘가의 교집합 때문일 것이다. 집에 있던 낡은 레코드를 틀기도 했고, 뻐꾸기 시계의 울음소리를 기억하고 핑클 언니들의 시디를 계속 틀었다.

<응답하라 1997>을 보나, <응답하라 1994>를 보나 솔직히 완벽히 공감할 수 없었다. 온전히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감은 어렵고 힘들다. 그럼에도 내가 그것을 붙잡고 볼 있을 수 있었던 이유, 비슷한 광경이 내 기억인지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의 무의식 속에서 지나가는 느낌 때문이었다.그리고 아마, 

동경.

응답하라 시리즈를 본 내 또래의 반응들 중 하나는 분명한 부러움과 동경이 존재한다.
나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고 가장 강렬하게 부러웠던 것은 그 특유의 순수함 때문이었다. 내가 사는 시대는 2G폰에서 3G,그리고 4G까지 발달하는 시대이다. 폴더폰으로부터 스마트폰에게- 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친구와 나는 종종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폴더폰을 쓰던 시대가 때때로 그립다” 라고. 

“카톡이 너무 쉬워. 빠르고. 그래서 지치는 날이 분명히 있어. 문자함이 다 찼을 때 뭘 지울까, 뭘 보관할까 하나씩 고민하던 것도 그립고 핸드폰 용량이 없다고 처절하게 소리지르면서 사진 지우기가 너무 아까울 때도 생각나. 난 페이스북도 힘들더라.적어도 폴더폰 종말 전까지는 내가 하지 않고자 하면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그러다보니 이미 나온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지금의 우리 세대를 <응답하라 XXXX>으로 나올 수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지금 나의- 우리 세대의 ‘응답하라’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있게 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응답하라 1997>,<응답하라 1994>  

그러나 어느 시대에나 불안은 있고, 동시에 희망도 있다. 비교적 낙관적인 시대가 있고, 비교적 혼란스러운 시대도 있다. 
응답하라가  유독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 시대 특유의 불안이나 그늘을 짚고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아쉬운 부분들을 모두 제외하고 보더라도 응답하라가 가지는 가치는 분명 변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 아쉬운 부분들은, 판타지의 판타지 같은 드라마가 갖고 있지만 더 갖고 있지 못한 현실성에 대한 목마름이다. 드라마가 가지는 판타지, 그리고 사람들은 돌아갈 수 없는 시대에 대한 판타지. 소품과 배경 등등 공감할 수 있는 연출은 드라마의 배경에 현실성을 갖게 해 주지만 낙관이 가득하게 그려진 드라마만의 현실은 우리들의 현실은 아니므로. 

곧 다가오는 10월에 새로이<응답하라 1988>이 방송될 예정이라고 한다.
복고가 존재할 수 있음은 그 바탕에 필시 문화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여러 형태의 예술이 창작되기 때문이다.
공감을 기반으로 한 복고의 힘은 대단하다. 회귀와 되새김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공감이나 어떠한 판타지만으로 응답하라를 채우기에는 그 드라마가 갖고 있는 가능성이 아직도 많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에서 복고가 단순히 돌아감의 기능만을 담당하지 않고 여러가지로 영리하게 쓰이기를 바란다.  

[남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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