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도판 로미오와 줄리엣, ‘람릴라’ (Ramleela)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2.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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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릴라’ 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하여 인도 버전으로 재해석 및 제작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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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뮤지컬
인도, 150분
감독 : 산제이 릴라 반살리
출연 : 디피카 파두콘, 란비르 싱, 프리얀카 초프라 등

 
 
 
서로 원수 지간인 두 마을 ‘라자디’와 ‘사니라스’ 사이에는 싸움이 끊기지 않는다. 람과 릴라는 각 동네 지도자의 자식들인데, 이 둘은 홀리 축제 (2~3월에 보름달을 축하하는 의미로 인도 북부에서 열리는 힌두교의 축제로, 다양한 색깔의 가루와 물을 서로에게 뿌리는 등의 행사를 한다) 에서 서로를 보고 반하게 된다. 둘은 계속 남몰래 만나면서 애정을 키워간다. 그런데 길거리에서 라자디의 무리들과 신경전을 벌이던 릴라의 오빠가 람의 형을 죽이자, 람은 충동적으로 릴라의 오빠를 죽이고 만다. 이 일로 인해 두 집안의 불화는 더욱 깊어지고, 형과 오빠를 잃은 람과 릴라는 아무도 몰래 함께 도망쳐 나와 그들끼리 작은 결혼식을 올리지만 결국 다시 잡혀 돌아가게 된다. 그 후 람은 라자디의 지도자가 되고, 릴라는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서두르는 어머니에게 대항하다가 람과의 결혼반지를 끼고 있던 손가락을 잘리게 된다. 그리고 사니라스 집안 내부에서의 음모로 인해 지도자였던 릴라의 어머니가 총을 맞아 큰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릴라는 갑작스럽게 사니라스의 지도자가 된다. 하지만 람과 릴라의 뜻과는 달리 두 집안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오해와 불신이 쌓이면서 둘은 서로에 대한 애정에 증오까지 동시에 갖게 된다. 그리고 곧 다가온 다세라 축제 중 라바나 (인도신화의 악마) 인형을 불태우는 행사가 있을 때, 두 집안 간에 본격적인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람과 릴라는 이 모든 것은 자신들의 금기의 사랑 때문이며, 둘이 함께 죽음으로서 분쟁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함께 목숨을 끊는다. 그 후로 그들의 죽음을 계기로 라자디와 사니라스 사이의 싸움은 막을 내린다.
 
 
Ramleela (2013) - Blu-Ray - X264 - DTS - MSubs - 720P - 2.7GB [Team Jaffa].mkv_20150214_133551.025.jpg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에 기반했다고는 하지만, 인도식으로 재탄생한 영화여서 그런지 큰 틀 외에는 원작과의 차이점이 많다고 느껴졌다. 우선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설정한 건가?’ 싶을 정도로 홀리 축제, 다세라 축제, 전설 속의 신, 의상, 춤, 주거 생활 등 인도만의 특색 있는 문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들이 영화 전반에 걸쳐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 이해하느라 애써야 하는 장면들도 가끔 있었다. 인물들의 대사에 툭툭 등장하곤 하는 다양한 힌두교 신들의 이름, 신랑과 신부가 서로를 축복한다는 의미를 지닌 신두르, 그리고 홀리 축제와 다세라 축제에 대해 알게 되었다. 특히 자기 뜻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의 손가락을 잘라버리는 잔인한 어머니의 모습은, 그 어머니가 악랄한 캐릭터로 등장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큰 문화 충격이기도 했다. 영화의 장르가 로맨스가 아니라 호러물 아닌가 의심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여담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여주인공 릴라 역을 맡은 디피카 파두콘(Deepika Padukone) 을 포함한 인도 여자들의 뛰어난 미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화적인 차이를 제외하고도, 영화 자체의 분위기나 캐릭터의 성격도 원작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람은 평화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카사노바 기질을 지닌 호탕한 청년으로, 릴라는 매혹적인 외모만큼이나 여우 같고 발랄한 아가씨로 등장한다. 순진하고 아름다웠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또, 이 둘의 사랑은 비극적인 최후의 순간을 제외하고는 애잔하다기보다 발랄하고 코믹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엽기적(?) 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자칫하면 폭력적이고 심각하게만 흘러갈 수 있는 스토리를 고려하여 일부러 재미있는 요소들을 포함시키려고 한 감독의 의도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캐릭터들이 독특하다 싶으면서도 신선하다는 느낌에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다.
 
람과 릴라가 홀리 축제에서 처음 만났을 때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는 장면으로,
마살라에 해당되는 scene이다.
 
 
 
Ramleela (2013) - Blu-Ray - X264 - DTS - MSubs - 720P - 2.7GB [Team Jaffa].mkv_20150214_132600.125.jpg
 

이 밖에도 이 영화의 특색은 다양하다. 수많은 발리우드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마살라’ 형식을 따른다. 게다가 인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을, 의상, 축제 등과 마살라가 어우러져, 다른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이국적이고 문화적인 차이도 느낄 수 있었다. 줄거리야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인도 고유의 풍성한 볼거리 덕분에 2시간 반 동안 한 번의 지루함도 없이 감상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오랜만에 신선하고 독특하고 화려한 영화가 보고 싶을때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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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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