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찰나의 순간,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전시

글 입력 2015.02.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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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1일 수요일에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디자인 전시관에서 열렸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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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으로부터 6년전 사진을 처음 전공하던 시절 가장 좋아하는 사진가였는데, 사진전공을 그만 둔 지 꽤 되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보는 브레송의 사진들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현대 사진에 큰 영향을 준 작가로, 보도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는 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일상적인 리얼리티를 잘 반영하고 절묘하게 순간을 잡아내는 '결정적 순간'으로 알려진 그의 작품들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며, 1947년 헝가리의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 등과 함께 보도사진 작가그룹인 매그넘의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라이카(leica)사진 기술의 대표적인 거장이기도 해서 전시장 끝 무렵에는 그가 사용하였던 기종들과 같은 종류의 라이카들이 전시되어있기도 했습니다. 라이카는 지금도 저의 로망이기도 하기에 그 곳에서 전시작품을 보는 시간만큼 꽤나 오랫동안 서있었답니다..


이번 전시 덕분에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처음 갔다 왔는데 전시장 내부도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북적이지는 않아서 더욱 좋았고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도 여유를 부리며 볼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3월 1일 까지인 전시이기에 아직 안다녀오신 분들은 서둘러서 다녀오셔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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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한국 미공개 작품을 포함 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생전에 제작된 오리지널 프린트 작품 253점이 함께 전시되었는데 사진을 예술로 승화시킨 위대한 거장이 전 생애에 걸쳐 담아낸 작품들을 브레송의 사진철학과 예술성으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난히 풍경에 초점을 두어서 전시를 기획한 것 같았고 마지막에는 초상사진들이 전시되던데 전시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잘 이어져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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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송은 연출되어있는 사진보다는 말 그대로 찰나의 순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한데 사진을 전공했던 저에게는 이것 또한 큰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가에게 순간 스치는 좋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던 순간에 셔터스피드나 조리개를 잘 조절하지 못해서 놓친 경험이 종종 있었기에...
 

또한 그는 조형적인 미나 미학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구도와 형태에 있어 미적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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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사진의 타이틀과 함께 각 사진에 대한 설명이 되어있는 것들이 유난히 많았어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되어서 좋기도 하지만 관람객들이 되려 사진을 먼저 보고 생각에 잠기기 보다는 설명을 먼저 읽고 사진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그런 점들은 왠지 아쉬웠습니다. 사진만으로도 각자 느끼는 점들이 있을 텐데 설명으로 인해 그것들이 통일되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사진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괜한 오지랖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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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시의 구성이 달라지는 때마다 벽면에 브레송이 남긴 명언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 점은 매우 좋았습니다.
분위기도 잡히고 좋은 글귀가 많았어요.
 

"나는 개성을 번역하려 한다."

"난 평생 결정적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하길 바랐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사진작가는 어느 개인의 세계에 대해 내면적인 부분만큼 외면적인 것에 대해서도 진정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여겼답니다. 촬영 대상을 개인의 일반적인 상황 속에 놓아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번 전시를 통해서 평소 좋아하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쉽게 보지 못했던 작품들이나 그가 가진 인물에 대한 심도 깊은 시선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시대엔 사진이 너무 보편화 되었기에 어느 사진이 잘 찍은 사진이고 못 찍은 사진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프로페셔널 사진가와 아마추어 사진가의 경계도 뚜렷하지 않죠.

그러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은 전문적이고 깊이가 느껴지며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열정이 보입니다. 아마추어가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찰나의 포착과 흔하지 않은 구도가 인상적입니다.

다시 한번 그에 대한 존경심이 물씬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네요.


나가는 길에 브레송의 아름다운 흑백 프린트 엽서 세장을 샀습니다.

여담이지만 계산을 하고 있는데 엽서를 봉투에 담아주던 분이 제 이름을 부르시길래

깜짝놀라 쳐다보았더니 학교 선배가 일하고 있었어요..

브레송 전시 덕분에 추억에 젖어 사진전공 시절을 돌이키는 좋은 순간도 되었고 오랜만에 보는 학교 선배의 얼굴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흑백사진만으로도 다채롭고 깊은 멋을 내는 사진들을 찍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들을 본 뒤 

전시장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다시 사진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돌아와서는 멀지 않아 현실을 직시하게 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 만큼 감동있고 여운 남는 좋은 전시였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 중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봄이 오기 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 잠시 들러서 그의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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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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