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살바도르 달리- 무의식의 외침[시각예술]

글 입력 2015.02.06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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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러시아의 초현실주의 화가 블라디미르 쿠쉬전을 감상하고 난 뒤,
문득 달리에 대한 내 기억은 어디쯤에 있었던가 하고 되짚어보게 되었다.


내게 있어 달리의 작품은 '괴담'과 같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생 시절, 
장님거미와 같이가늘고 긴다리를 지닌 코끼리들과 
여기저기 휘어진채 늘어진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생물들.

어린 애들이 좋아하는 무서운 이야기 속의 괴물처럼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그 형태들이
나에게는 그런 괴물로 보였다.
그렇게 나는 비록 명확한 의미는 알지못한 채였지만,
 달리가 그림 속에 담아내는
초현실적인 상징들에 빠져버렸다.

시간이 흘러 달리라는 화가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어린 시절 내게 신비로운 괴물로 다가왔던 물체들은
꿈에 의한 초현실적인 형태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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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기억의 지속>


위의 작품은 달리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초현실적인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가 사랑해 마지않았던 프로이트심리학에 대해서
조금 알아볼 필요가 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무의식에 기반하여
삶의 욕구와 죽음의 욕구,
그리고 인간 본연의 욕망에 대해
연구했던 심리학자였다.

그는 꿈이 무의식을 엿볼 수 있는 길으로 보고,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쓰며
이 책은 많은 심리학자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전하고 있다.

달리는 프로이트가 연구했던
"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그의 그림에서도 그러한 관심이 드러나게 되었다.

달리의 그림에서는 꿈에서 보았던 주제나
꿈에 나올법한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형체를 그려내곤 했다.
특히 그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중에서도
식욕과 성욕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위의 <기억의 지속>에서 늘어진 생물과 시계들은
성적인 상징을 갖고 있지만,
그 형태에서도 보이듯이 힘없이 축쳐지고 늘어진 모습을 띠고 있다.

또한 죽음을 상징하는 개미떼가
시계 옆에 위치하는 것으로
시간의 흐름과 함께하는 '기억'의 옆에는
언제나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는 메시지인듯한
배치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는 두드러지게
본연의 욕망이 상징적으로 표출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달리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물렁물렁하고
일그러지고 뒤엉킨 형태들은
어쩌면 너무도 도발적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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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가을의 카니발리즘>

위의 작품은 그가 주로 주제 삼았던
식욕과 성욕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우선 남성과 여성의 몸체로 보이는 형체가
서로 입을 맞추는 듯이 연결된 덩어리가 보인다.

두 형체는 서로 포크와 숟가락 등의 식기를 들고,
서로를 썰고 찍고 떠먹으려 한다.

여기서 식기를 이용해 서로의 덩어리를 '먹는'행위는
성적인 욕구와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남성으로 보이는 형체는
여성으로 보이는 형체를
'떠먹는'다거나
살을 움켜쥐는 듯한 행위를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본연의 욕구를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당시의 달리의 작품은
기존의 양식을 획기적으로 벗어났으며,
그 주제에 있어서도 틀을 깨는 도전이었기에
큰 관심과 이슈가 되곤 했다.

그러나 획기적인 그의 작품은
꿈과 초현실에 기반하여
관객이 단번에 이해하기는 어려운 그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그려내는 작품은
어린시절 나에게 살아있는 괴물로 다가왔던 것처럼,
비록 뒤틀리고 난해하더라도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달리의 작품이 
이해하기 어렵고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달리가 그려낸 작품들이
우리들 본래의 욕망을 담았기에
비록 현실은 아니지만 자신은 살아있음을
강하게 어필하는 외침을 들어서일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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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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