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쿠쉬가 보여주는 무의식, 욕망, 그리고 환상의 세계

글 입력 2015.02.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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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쿠쉬전 (2015.01.19).jpg



 
009.African sonata,61x53.3cm.jpg
041.Farewell Kiss.64.8x52cm.jpg

103.Wind.104x81.3cm.jpg

 위의 세 작품은 현대 초현실주의 거장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으로 그 순서대로 무의식, 욕망, 환상이라는 테마에 해당되는 작품들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인 신선함과 새로움을 선사하는 쿠쉬의 그림을 지난 금요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만나보았다.
 
 작품 감상 전에 블라디미르 쿠쉬에 대해 간략적으로 소개를 하자면, 그는 사실주의화법(Real) + 은유화법(Metaphor)’의 합성어로 ‘Metaphorical Realism이라는 화풍을 지닌 러시아 태생 초현실주의 작가이다. 그는 를 대표작으로 출품한 칸느 국제전시회에서 외국작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유럽 현대미술계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무의식, 욕망, 환상이라는 3가지 테마로 진행되었고 회화, 오브제, 드로잉 등 총 170여종의 작품들이 출품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섹션은 무의식이었는데, 그림에서 발산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쿠쉬는 해가 지는 밤을 생명력이 회복되고, 에너지가 차오르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해질녘의 배경, 빛이 사라져가는 배경을 한 그림들이 많았고, 그 그림들은 신비로우면서도 깊은 에너지를 지닌 느낌을 주었다. 그림에 빨려들어가는 느낌, 혹은 나의 내면에 깊게 침투하는 하는 느낌들을 받았다. 위에 소개한 작품 중 의 경우도 무의식 섹션의 작품으로 동물들이 내뿜는 생명력과 에너지, 그리고 하모니를 악기에 비유하여 그 웅장함을 나타내고 있다. 동물들의 소리와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생명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쿠쉬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난해하거나 어렵지 않은 그의 은유적 작품들은 어린 아이도 편안히 감상하고 즐길 수 있었던 작품들이었다. 실제로 전시장에 어린이 관객들이 많았고, 아이들은 그들만의 상상력을 펼치며 즐거이 쿠쉬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떠한 교육 수준이나 기준을 요구하지 않는, 순수하고 본능적인 쿠쉬의 그림들은 그 누구라도 캔버스를 사이에 두고 작가와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듯 했다.
 
 그런 그림들이 있다. 실제 작품이 컴퓨터 화면의 image보다 못한 감흥을 주거나 실망스러운 경우가 말이다. 쿠쉬의 경우 이미지보다는 실제 작품을 보았을 때 더욱 감흥이 큰 그림이었다. 나는 그런 그림들이 정말 뛰어난 작품이라 생각하는데, 캔버스 위에 작가의 생각과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그것이 잘 표현되어있을 때 비로소 감상자에게 어떤 감흥과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쿠쉬의 작품들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작가의 의도와 감상자의 느낌이 일치할 때에 오는 합일감 뿐만 아니라 감상자가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해내고 상상할 수 있는 쿠쉬의 작품들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감상하기를 바란다. 나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에너지와 욕망, 본능을 쿠쉬의 그림 위에 마음껏 펼쳐보기를.
 
[강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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