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조금 특별한 예술공간 소개 : 사진위주 류가헌 [문화 공간]

글 입력 2015.01.1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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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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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되게 옛 것들의 모습을 간직하는 곳,  서촌의 작은 골목길 안 쪽에는 기와지붕을 마주댄 멋드러진 한옥 두 채가 나란히 있다. 그 곳에는 서까래들이 내려다보는 전시공간과 긴 툇마루, 하늘과 소통하는 마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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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공간은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이다.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이 곳은 '사진을 으뜸으로 삼는다’ 는 뜻을 담고 있다. 

반쯤 열린 나무문을 드러설때면 밟히는 자갈소리에 유난히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사진을 주로 전시하는 곳이지만 사진전 문 갤러리라고 단정짓지 않는 것은 사진 작품 이외에 설치작품이나 회화 작품도 전시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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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두 채의 공간에 갤러리와 까페, 사진책 전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갤러리들에서는 느낄 수 없던 고즈넉한 한옥 분위기에 사진 작품, 차 한잔 그리고 책 한 권을 전부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휴식공간처럼 느껴진다. 폐가였던 한옥을 리모델링하여 이 공간을 만든 사람들은 ‘사진위주 류가현의 대표이자 사진가인 이한구씨와 그의 부인으로 이곳의 관장인 프리랜서 작가 박미경씨다. 처음엔 작업실로 시작했던 공간이 전시 공간으로, 까페로, 사진 전문 도서관으로 점차 커진것이다. 사진책 전문 도서관은 한옥 방 한칸에 한국 사진가들의 사진집을 포함해 사진책과 관련 서적 약 1천여권이 소장되어 있는 작은 공간이다. 이미 절판되어 찾아보기 힘든 사진집들이나 작가가 직접 제작해 보유하고 있던 책들을 비롯한 희귀본도 구경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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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모든 이들에게 개방하고 있지는 않은데, 아직 생긴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1년에 1백명 한정인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한달에 한 번씩은 회원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유료로 개방한다. 사진책 전문 도서관을 개관하고 운영한지 이제 갓 1년이 된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도서도 조금씩 늘어감에 따라 류가현 측에서 창고로 사용하던 도서관 안 쪽을 터서 사진도서관을 더 넓힐 계획이 있다고 한다.


<독자와 작가의 색다른 소통, 사진가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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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 전문도서관과 류가헌 사무실 사이에 작은 방이 하나 더 있는데 이 장소는 ‘사진가의 서재’라는 기획전이 열리는 공간이다. 두 달에 한 번씩 한 작가를 선정하여 그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책과 소장품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와 한 사진가의 정신과 정서가 형성되기 까지 책이 관여한 부분을 살펴보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외에도 작가의 작품이 까페 벽면에 전시되어 또 다른 작은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기간 내 두 번 정도는 직접 작가와 만나 소통하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도 있다고 하니 여러모로 참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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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근 이곳에 들렀을 때에는 12월에 이어 1월에도 사진가 이상엽의 서재가 잠시 머물러있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인 이상엽은 재개발지역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 같이 우리 주변에서 설 자리를 잃은 채 떠도는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왔다. 중국 소수민족 이야기를 담은 책을 비롯해 인문학, 사회학, 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꽂혀있는 그의 서재는 그의 사진 속에 담긴 이미지와 어우러져 또 다른 예술 작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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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에는 사진을 보는 두 개의 눈 ‘이안과 안목’ 이라는 전시가 한 창이었는데 <이안>과 <안목>은 둘 다 사진책을 전문으로 출간하는 출판사이다. 다른 출판사와는 차별화된 관점과 방식으로 개성적인 사진책들을 내는 곳이라는 점에서 여러 독자들 사이에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소중히 여김을 받는 출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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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을 나에게 소개해 준 지인에게 들은 말로는 한옥을 갤러리로 쓰기에는 쉽지가 않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들이 변경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때마다 정성이 이만 저만이 아닌 듯 했다. 그럴 수록 류가헌만의 특별함은 찾는 사람들에게 배가 된다. 한옥의 아름다움은 잠시나마 여유를 준다. 바쁘고 바쁜 일상에 느리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한적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곳이기에 몰래 꽁꽁 숨겨두고 싶기도 하다. 마치 나와 몇몇 사람들의 소중한 아지트처럼 마음에 안정이 필요할 때 찾아가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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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 켠에 흩어져있는 누군가의 추억들..)


류가헌의 향은 매우 구수하다

후각으로 느껴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구수하다. 느낌이. 

이 곳에 걸리는 사진들도 어느 새 류가헌과 하나가 되어 그 자리에서 자연스레 류가헌을 채워주고 있다. 사실 이 곳의 근방에는 대림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다. 매 전시때마다 길게 행렬이 이어져 대기시간 30분 뒤에야 입장이 가능한 적이 비일비재하다. 어렵사리 입장한다 한들 북적이는 사람들에 떠 밀려 저 만치 뒤에서 보고싶던 작품의 윗 부분만 보고 지나치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진촬영 소리와 반복되는 기념촬영 때문에 도무지 여유를 가지고 작품을 볼 수 있던 적이 많지 않았다. 그럴 때 마다 되려 머릿속이 복잡해져 버리곤 했다. 


그래서 이 곳은 내게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가 싶다. 햇살 내리쬐는 마당을 지나 들어가는 한옥은 담백한 멋이 있고, 많은 시간을 두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바라보고 있어도 누구 하나 뭐라하지 않고, 못난이 매실차와 따뜻한 커피가 있고, 평소 좋아하는 한국의 사진가들의 물건이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책들이 있는 이 곳이 말이다.

가끔씩 방문할 때 마다 꼼꼼히 이것 저것 살피면서도 결국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하며 다시 나무문을 나설 때면 항상 같은 마음이 들곤 한다.


‘천천히, 느리게 살아야지. 앞만 보지 말고 옆도 보고 뒤도 보는 여유를 가져야지.'



참고사이트 : http://blog.naver.com/wisdomcellar/220231124498

                    류가헌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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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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