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느낌정리] 보통의 존재 - 이석원

글 입력 2015.01.0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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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PNG

이석원
2009. 11. 04


intro. 

 요즘, ​시, 에세이와 같은 글을 읽는 것이 좋아졌다. 어릴 적에는 몇 백 페이지의 소설도 금방 읽곤 했는데, 어쩐지 성인이 되서는 이야기의 즐거움 보다 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더 시달리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 갖게 되는 고요함과 종이를 넘길 때의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무엇이든 읽고 싶었다. 그래서 읽게 된 것이 상대적으로 글의 길이가 짧은 시와 에세이였다. 한 주제에 대한 글이 1~4페이지 이내이므로 짧은 시간에 모두 읽을 수 있었고 짧지만 그 속에 주제가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책을 찾다가 SNS의 한 사람이 추천한 목록에서 '보통의 존재'를 발견하게 되었고 별 설명이 없었지만 노란색에 3개의 의자가 그려진 저 표지가 맘에 들어 읽게 되었다.



 feeling.

​1.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수필이라고 해도 이렇게 자신을 모두 드러내도 괜찮을까?' 라는 걱정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석원' 이라는 이름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이제 이 사람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이혼한 경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흔히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것들을 드러내면서 '이 사람은 괜찮았을까?', '이런 것들을 알리면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라는 것을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                                               캡처.PNG


2.

글을 읽다가 표현이 좋은 구절, 공감되는 내용 마다 포스트잇을 붙였는데, 저렇게나 많아졌다.



<내게는 작은 일이 없었다.>

(중략) 내겐 어느 것 하나 작은 일이 없기 때문에.


- '페브리즈 사기, 드라이 크리닝 찾아오기.'는 평상시에는 간단한 일상의 행위들이다. 하지만, 극심한 슬럼프가 왔을 때 그 작은 일들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를 경험했었다. 마음 먹기따라 혹은 관점에 따라 행동들의 마음의 크기가 얼마나 달라지는 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문장이었다.



<연애란>

누군가의 필요의 일부가 되는 것.

그러다가 경험의 일부가 되는 것.

나중에는 결론의 일부가 되는 것.


-  연애, 사랑에 대한 글에 공감을 유난히 많이 했던 것은 아무래도 지금 연애를 끝내고 쉬고 있는 단계라서 그런 것 같다. 서로를 좋아하게 되면서 필요를 느끼고 함께 무언가를 경험하고, 사랑이 끝나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또한, <이어달리기>, <연애는 학습이다.>를 보면서 연애를 끝나고 '이런 사람은 만나지 말아야지.','다음에 만날 사람에게는 이렇게 해줘야지.'라고 다짐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결속>

진정으로 굳은 결속은

대화가 끊기지 않는 사이가 아니라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사이를 말한다.


- 맞는 말이다. 어색한 사이일 수록 침묵의 시간이 어색해 그 공간을 체워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편안한 사람과 있을 때에는 공간과 시간 조차 편안하여 굳이 무슨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



3.

 여러 글 중에서도 가장 고마웠던 글은 <공개일기를 쓰는 법>이다. 온라인 서포터즈를 하게 되면서 공개적인 감상글을 쓰는 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앞서 일기가 일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편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글쓴이의 ‘생각’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왜? 사람들은 글쓴이가 무엇을 했는지, 보다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훨씬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보기 때문이다.

<중략 >

세상은 자기만 알고 있어도 되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굳이 공개적으로 쓸 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대해서는 상당한 너그러움과 호기심을 갖고 대해준다.


 책이나 영화에 대한 평을 쓸 때, 그 동안은 느낌이나 사실을 단지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적인 글을 쓸 때에는 읽는 이로 하여금 함께 할 수 있는 '생각'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무언가를 하였다. 보았다.' 보다는 '이렇게 생각 하는데 너는 어떠냐?'라는 글이 내가 독자로 읽 때도 더 재미있었으니깐.

 이 후기를 적으면서도 생각을 일으킬 수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는데, 잘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 글을 쓰는데 있어 갖고 있으면 좋은 팁이 될 것 같다.

 




addtion.


 이석원 씨의 블로그.

작가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었고, 작가의 더 많은 글들을 읽어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dearholmes


최근 이석원씨는 '보통의 존재' 출간기념 5주년 파티를 열어 독자들과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기자는 작가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알아 볼 수 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6921


글을 마무리 하면서 혹시 나처럼 책을 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긴 내용의 책을 읽는 데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시나 짧은 산문집을 찾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앞서서 말했듯 글의 길이가 짧아 읽었다는 성취감을 얻을 수도 있고 긴 시간 집중을 필요하지 않아 부담감도 적다.






[김미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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