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감독, 개를 훔치는 완벽한방법(2014) _ 아이들은 역시,따뜻했다

글 입력 2015.01.0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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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리뷰 _ 아이들은 역시, 따뜻했다

 

  유명 베스트셀러였던 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이번 영화는 바바라 오코너의 외국 소설을 가져왔음에도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포스터에 붙어있는 외국 작가 이름이 아니었다면 그저, 한국작가의 소설을 모티프로 한 것이라 오해할 만큼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영화’ 였다. 책과 영화의 만남은 대부분 ‘실’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경을 넘을 때에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 보통 어색한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가족애라는 만국 공통적 코드를 작품에 녹아내면서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점 또 하나는 리뷰의 총평에서도 알 수 있듯, 아이들이 이끌어 나가는 영화라는 것이다. 아빠는 집을 나가고 말 그대로 집이 사라져버려 봉고차에서 엄마와 동생과 생활하고 있는 지소(이레)는 마치 소녀 가장같다. 또래보다 조금은 더 현실적이고 조금은 더 생각이 많지만 아직 그 모든 아픔을 겪으며 생활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10살 소녀는 할 줄 아는 것 없는 엄마 강혜정과 철없기만한 동생 지석이 사이에서 한숨만 늘어간다. 그리고 어느날,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봉고차 생활을 가장 친한 친구 채랑(이지원)에게 들키고 마는데... ‘이래도 나와 친구해줄 거야?’ 라고 묻는 지소에게 친구는 망설임 없이 ‘응’이라고 대답한다. 그 이유는 하나다. ‘너랑 놀면 재밌어’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생각과 단순함에서 비롯된 우정들은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집이라는 것이 없는 설움과 아픔을 겪는 지소는 부동산을 지나다 평당 500만원이라고 붙어있는 집 광고를 발견한다. 그것이 한 평이라는 땅의 단위인줄 알지 못한 지소와 친구는 오백만원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를 훔쳐서 오백만원에 되팔자는 기상천외한 계획을 세운다. 엄마가 일하게 된 레스토랑에서 고급생활을 하는 노부인(김혜자)의 강아지 ‘월리’를 대상으로 계획을 세운 이들은 우여곡적 끝에 월리를 훔치는 데에 성공하게 된다. 나쁜일인 줄 알지만 무사히 돌려놓기만 하면 된다고, 지금은 그런 양심적인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지소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많은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나 역시, 이 장면에서 지소를 보며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 한창 순수할 그 나이에 양심과 소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지소의 마음이 안타까웠고 이런 갈등과 고뇌를 하게 만든 그 아이의 주변상황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만일 내가 저 상황이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영화를 보는 내내 지워버릴 수 없었고 그래서 어린아이의 생각에서 나온 귀여운 계획이라 할지라도 옳지 못한 ‘도둑질’을 옹호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도 지소는 훔쳐온 월리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이 ‘완벽한 계획’을 다시 돌아보기에 이른다. 결국 지소와 아이들은 월리를 돈을 받지 않고 몰래 다시 집으로 데려다 주기로 결심하지만 그 계획이 수영(이천희)에 의해 실패할 뻔 한다. 결국에는 모든 것을 알게 된 노부인이 지소에게 그동안 힘들었겠다며 위로하면서도 잘못된 일은 잘못된 것이라고, 그렇다고 해서 나쁜일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이 말을 듣는 지소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관객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영화의 결말이 해피인 것은 물론, 노부인이 지소에게 ‘월리’를 산책시켜 주겠냐고 말한 것과 함께 결과적으로 지소네 가족에게 전세 500만원의 집까지 베풀어 준 따뜻한 결말은 10살 어린아이가 한 실수에 대한 그만큼의 용서가 아니었나 싶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이번 영화를 보게 되면서 관객들은 따뜻함을 느끼며 돌아가게 될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아빠는 자신들을 버리고,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길을 잃은 것일 뿐이라고, 언젠가는 꼭 다시 돌아올거라며 당차게 노부인에게 말하는 지소의 모습을 통해 나를 포함해 삭막하기만 한 어른들의 시선이 도리어 꾸짖음 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또 조건 없는, 이리저리 재보는 간보기 없는 친구 채랑이와 지소의 우정이 너무 예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예쁜’소설들과 영화들이 더 많이많이 퍼지기를 바라고 더불어 영미소설을 처음으로 한국에서 영화화 한 만큼 좀 더 흥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며 이번 리뷰를 마친다.


한마디+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장면이 있다면 지소가 엄마에게 엄마가 돼서 차에서 애들을 키우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소리치는 장면. 눈물 뚝뚝


두마디+

강아지를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월리는 너무~ 귀엽다 *ㅇ*

[김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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