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우 테크놀로지 : 미래로 돌아가다 > 왜 로우 테크놀로지인가

글 입력 2015.01.04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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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 테크놀로지 : 미래로 돌아가다>展

왜 로우 테크놀로지 인가?


 

 전시의 제목이 아이러니하다. 기술적 수준이 낮은 로우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미래로 돌아 갈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미래로 가는 원동력은 기술의 발전이 아닌가. 요즘은 최첨단으로 무장한 하이 테크놀로지들이 속속들이 등장하여 인간의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고 세상에 선보여질 때 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하이 테크놀로지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이로 볼 때, 하이 테크놀로지는 로우 테크놀로지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작가들은 하이 테크놀로지보다 로우 테크놀로지에 주목한다. 하이 테크놀로지보다 단순하고 오래되고 과학적 수준이 낮은 로우 테크놀로지를 작품에 사용하는 행위는 무섭도록 기술적 발전이 이뤄지는 현시대에서 퇴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잠시만 생각을 전환해보면 로우 테크놀로지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우리가 사는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하이 테크놀로지는 가상현실이 주를 이룬다. 관객들은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가상현실에 넋을 잃고 빠져든다. 현실의 감각은 잊은 채로 최첨단 기술이 선보이는 환상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반면, 로우 테크놀로지는 관람할 때 조차 관객들의 현실 감각을 그대로 끌어 들인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하고 익숙한 매체들을 사용하여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동시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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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도 <시각오염>, 혼합매체, 가변크기,1984 (2014 재제작)


홍성도의 <시각오염> 시리즈는 자연물에 네온이나 형광 등을 결합한 설치미술이다. 관람객들은 주변에서 자주 봐왔던 돌과 같은 자연물에 네온 튜브가 연결되어 있는 작품을 보며 신선함을 느낀다. 그리고 충분히 일상적인 매체를 사용한 작품을 보면서 현실 문제를 직시하게 된다. 그 현실 문제란 바로 환경문제이다. 돌로 대변되는 자연과 네온으로 대변되는 오염물질은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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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시시각각>, 오브제, 빔머, 스피커, 모니터, 가변설치, 2014


신성환의 <시시각각> 시리즈 역시 일상의 사물을 이용한 설치 작품이다. 흰색의 오브제들에 빛을 투사함으로써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사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장, 탁자와 의자, 나무로 구성되어 있는 흰색의 오브제들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방을 떠올리게 한다. 단 몇 분 안에 빛의 투사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방의 모습을 보는 관람객들은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된다. 날마다 똑같다고 생각했던 방의 모습이 시시때때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사이의 관계를 다시 고찰해볼 수 있다.

 

오래된 매체와 새로운 매체, 즉 로우 테크놀로지와 하이 테크놀로지는 발전의 연속선상에 위치했지만 대립과 모순을 피할 순 없었다. 이 두 매체는 이러한 대립과 모순을 통해 새로운 예술의 의미와 기술의 본질을 정립해나가고 있다. 로우테크놀로지가 일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현실의 문제의식을 제기한다면 하이 테크놀로지는 일상을 넘어서는 경험을 선사한다. 현재를 알지 못하고는 미래에 다가갈 수 없다. 현재도 모르는 데 어떻게 미래를 알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한 가지를 얻을 수 있다. 로우 테크놀로지를 통해서도 충분히 미래에 도달할 수 있음을.



관람시간

화요일-금요일 10:00~20:00

토, 일, 공휴일 10:00~18:00

휴관 매주 월요일


서울 시립 미술관

100-813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서소문동 37)

Tel. 02-2124-8800

www.sema.seoul.go.kr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1, 10, 11, 12번 출구

버스 서소문 정거장

172,472,600,603,607번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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