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글 입력 2014.12.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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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2014 아트 앤 컬처 프로젝트_7
바리톤 부크하르트 폰 푸트카머 초청 콘서트
Die Winterreise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가곡의 왕'으로 불렸던 프란츠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작곡한 음울하고 비극적인 작품으로,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들판으로 방랑의 길을 떠나면서 겪은 감정들을 노래한 것입니다. 차가운 눈처럼 마음을 얼려오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헤매이던 그는 마지막으로 마을 어귀에서 늙은 악사를 만나고,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됩니다.
 연주와 함께 바리톤의 노래가 진행되었는데, 바리톤이 노래하는 가사는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 (Wilhelm Mueller, 1794-1827)의 것으로, 슈베르트는 뮐러의 동명(同名)의 시집 속에 포함된 24편의 시를 순서만 바꾸고 모두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뮐러의 시를 통해 겨울나그네가 말하는 한 인간의 고독함과 처절함, 절망 등이 더욱 처절하게 다가옵니다.
 
 이번 공연에서 바리톤을 맡은 부크하르트 폰 푸트카머 Burkhard v. Puttkamer는 나그네의 복장을 하고 등장하였으며, 그의 진지하고 섬세한 눈빛과 목소리를 통해 겨울나그네의 슬픔과 절망을 더욱 절절하게 청중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 그는 그린란드, 남극 빙산 앞, 댐, 광산, 지하철역 등 독특한 장소에서 겨울나그네를 노래해왔고, 한국에서는 동대문 메리어트 스퀘어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대형 미디어월과 함께 겨울나그네를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미디어월 가득 펼쳐지는 겨울의 새하얀 전경과 바리톤의 슬픈 곡조는 너무나도 조화롭게 다가왔고 각 장에 맞는 아름다운 장면장면들이 펼쳐짐으로서 관객들의 몰입도와 감동을 더욱 높였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겨울나그네가 가방에서 조심스레 꺼내어 날리는 색색의 조각천들은 겨울나그네의 여정을 기억하고, 의미하고, 추억하게 하는 일종의 상징물이 되어 관객들에게 '어떤 색의 천 = 겨울 나그네의 어떤 장'으로 기억하게 하는 기억의 증거로 남게 되었습니다.
 
 겨울나그네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나의 슬픔 역시 마주하고, 그러나 슬픔과 절망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겨울나그네처럼 관객들에게도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나긴 어둠과 추위를 헤매며 슬픔과 고통에 억눌려있던 나그네에게 새로운 도약과 출발점이 되는 노인과의 만남. 그 새 출발의 기회와 시작이 나에게도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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