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선 : 엠볼리움

글 입력 2014.12.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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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 엠볼리움 


이번에 윤정선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상은 명동성당 언덕 발치에 자리 잡은 사도회관이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처음 들어올 때 명동 성당보다 먼저 지어졌던 오래된 벽돌 건물에 해가 저물고 밤이 내려온 모습에서 작가는 마치 연극 무대의 배경같은 공간의 기운을 감지한다. 거의 좌우대칭을 이루는 르네상스식 건물 외관과 그 바로 앞에 양쪽으로 세워진 가로등에서 쏟아지는 빛이 연출해내는 공간의 표정은 정말로 누가 보아도 연극 무대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 선 작가는 배우도 되고 관객도 되면서 상상의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마치 지금 막 한 세션이 끝나 잠시 쉬고 있는 무대처럼 고요하고, 그러면서도 이층 창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거나 곧 저쪽 문을 통해 다음 세션을 시작하는 배우가 들어설 것 같은 장면이다. 중세의 교회극 에서는 막간의 진행을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엠볼리움(embolium) 이라는 짧은 공연이 이루어졌다. 주로 종교나 정치의 시사성 있는 현안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짧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 배우들은 다음 장면을 위한 분장과 의상 교체나 소품 준비 등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작가의 마음의 눈에는 지금 이 공간에서 이러한 막간극이 펼쳐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 전시기간: 2014.12.24~2014.12.30
- 전시장소: 갤러리그림손
- 입장료: 무료
- 문의: 02-733-1045~6  http://www.grims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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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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