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전

글 입력 2014.12.0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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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다운 그림들이었다.
빛을 모아 그린 작품들을 보고 있어 그랬는지 전시장의 조명이 꽤나 눈에 거슬렸다. 어떻게 해서든 그 작품 그대로만, 오로지 작가가 담아낸 그 빛만을 감상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말 그대로 빛을 그린 사람들 같았다. 빛을 잘 담아낸사람들이 아니라, 정말이지 그림 자체를 빛만으로그린 사람들 같았다. 풍경화로 부르지만 나무와 숲, 해변과 사람들을 그려 넣었다기 보다도 자신들의 눈에 맺힌 상을 온전하게 빛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밝고 어두움, 선명함과 흐릿함만을 붓질해 탄생시킨 작품들 같았다. 철저하게 빛만을 이해했고 그 빛을 옮겨 넣겠다는 의지만이 그림에 들어 있었다. 사물을 묘사해냈다거나 인물에 생동감을 넣었다거나, 자연을 섬세하게 옮겨냈다는 느낌은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우리의 형태, 그것들의 움직임, 찰나의 순간마저도 오로지 빛에 의해 해석되고 있었다. 그들에게 비친 빛의 모양을 캔버스에 올려두었을 뿐이었다.
 
빛의 묘사앞에서 발을 떼지 못 하는 나를 보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수도원과 해변, 바닷가의 빛들을 담아낸 작품들은 단순한 풍경화 이상의 작품이었다. 반사된 물빛의 정교함이란 이루 말할 길이 없었고, 빛을 그린 그림에서 전해지는 수도원 오후의 평화로움은 그 곳의 공기가 그 앞에 선 내게 고스란히 느껴지게 만들었다. 바닷가의 물길 앞에선 그 바다의 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정박한 배들과 분주한 사람들의 그림에선 여느 항구의 번잡함이 여과 없이 전달됐다. 마치, 그 곳에 있는 것만 같았다. 오솔길의 그림자를 볼 때는 입을 다물지도 못했다. 어떻게 이 빛을 담아냈을까. 이 찰나와, 이 순간을. 어떻게 이 잔잔한 듯 아련한 정서를 빛으로 고정시킬 수 있었던 걸까. 잡으려고 하지만 잡히지 않는 순간들, 문득 떠오르지만 길게 남지 못 하는 그 찰나의 잔상을 영원으로 잡아냈다니.
분명, 놀라운 그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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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name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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