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 당신의 삶에 #을 더하다!

글 입력 2014.04.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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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하면 보통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도 '어렵다', '비싸다', '졸리다'와 같은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음악이라고 하면 그 장르만 놓고 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몇몇의 음악장르는 우리에게 친숙함과 동시에 낯선 것들이 있다. 클래식이 바로 그러한 장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명한 곡이라면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또는 그 이상 들어본 적이 있을진데 왠지 모르게 '클래식'이라는 단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정체를 알 수 없는 나른함과 피곤함을 몰고 온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런 반응은 비단 누구 하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 많은 2~30대들도 똑같이 갖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음악은 늘 혼자 기억되지 않는다.
가령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흥얼거리는 음악을 처음 들었던 순간을 떠올려 보면 분명히 좋은 기억과 매치되어 있을 것이다. 음악이라는게 그렇다. 혼자서는 기억되지 않는다. 어떤 음악을 들었던 그 순간의 장소, 함께 음악을 들었던 사람, 그 날의 날씨, 내 기분, 사회적으로 어떤 뉴스가 있었는지 등등 우리는 음악이라는 것에 다양한 기억을 한데 묶어서 기억하곤 한다. 행복한 순간에 들었던 음악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대했던 음악은, 설령 제목을 잊어버린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흥얼거리게 된다. 클래식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디서 클래식을 처음 접했는지에 따라 기억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평온하고 한가로운 어느 오후, 따뜻한 차 한잔과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있었던 공간에서 베토벤의 '운명'을 들었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 음악을 장엄하고 무겁다고 이야기할 때 스스로는 '나는 그 음악을 들었을 때 왠지 행복했었어'라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혼자 기억되지 않는 음악의 힘이 크기에 우리는 보다 나은 환경에서, 보다 좋은 기분으로 클래식을 감상하는 것이 어찌보면 가장 바람직한 감상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대다수는 클래식을 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면 졸립고 나른해진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몇 번 쌓이게 되면 결국 '클래식은 졸리고 재미 없는 고리타분한 음악이다'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마는 거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자주 보고 자주 접하면 자연스러워지고 친숙해지기 마련이다. 
클래식이라는 장르도 그러한 것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막연히 학생 시절, 시험을 위해 억지로 들어야만 했던 음악이나 잠이 오게 하는 음악, 또는 태교를 위해 잠깐 흘려들어야 하는 그런 장르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 만나도 친숙한 그런 장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좋아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디테일한 정보 없이 그저 듣기 좋은 음악을 말 그대로 '듣기만'했던터라 이 분야에 관해서 내노라 하는 전문적인 지식을 뽐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음악이 무엇인가! 듣는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즉흥적으로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인류가 가진 아주 우수한 능력(?)중에 하나가 아니던가! 둘러보면 우리의 삶 속에 아주 많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음악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2014 서울 국제 음악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부푼 기대는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 많은 국내외 음악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이번 서울 국제 음악제에서 특히 내 시선을 사로잡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뉴 재팬 필하모닉'이었다. 아마도 전통적인 오케스트라 스타일의 클래식을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심포니의 장엄한 울림과 현악기의 까탈스럽고도 섬세하며 부드러운 선율, 피아노의 동적인 느낌과 관악기의 정열 등 수 많은 악기들의 모든 소리를 한데 어우러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로써는 당연히 기대하는것이 마땅한 프로그램인 것이다. 

뉴 재팬 필하모닉은 무엇인가에 대해 의사이자 음악칼럼니스트인 이영진씨는 이러한 글을 남겼다. 

'(중략) 그렇다면 뉴 재팬 필하모닉은 어떠한 오케스트라인가. 1972년 분카 방송과 후지 텔레비전이 방송료에 의해 운영하고 있던 재팬 필하모닉의 해산을 돌연 통고하자 삼분의 일 단원이 탈퇴, 오자와 세이지와 함께 자주 운영 방식 교향악단으로서 창립한 게 뉴 재팬 필하모닉의 시발이다. "함께 음악을 하자!"가 멤버들이 내세운 슬로건이었다...(중략)... 뉴 재팬 필하모닉의 콘서트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중견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합류하기 때문이다. 열어섯 살에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 우승, 2005년 스물 다섯 살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제15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 없는 3위를 수상한 예민하고 시적인 이 30대 피아니스트는 무엇보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이름 높다...(하략)'


이번 뉴 재팬 필하모닉이 특별한 이유로 '임동민'이 합류한다는 내용을 꼽았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며 내 눈을 사로잡았단 부분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뉴 재팬 필하모닉의 슬로건이었다. "함께 음악을 하자!"라는 슬로건이 굉장히 크게 와닿았다. 음악이라는 것을 대하는 집단은 크게 두 분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과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고 본다. 이 슬로건은 이 두 집단 모두의 열정을 끌어당길 수 있는, 정말로 적당한 슬로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연주하는 입장의 사람들에게는 '함께'라는 단어로 소속감과 통일감, 의지 등을 부여하고 있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듣기만 하는 음악이 아니라, 진짜 하는 음악을 보고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음악 하는 것과 음악을 듣는 것 두 가지 모두를 좋아하는 내가 가만히 앉아만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을까?

클래식 공연이, 듣다 보면 졸렵다는건 사실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약 2시간 전후로 이어지는 공연을 듣고있노라면 어느샌가 스르륵 하고 눈이 감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클래식 음악을 들으려고 하는 이유는, 어느 한순간의 짜릿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클래식은 웅장한 느낌도 있고, 정적인 느낌도 있고, 다이나믹한 느낌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졸려 미치도록 잔잔한 음악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곡을 감상하다보면 정신이 번쩍 드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은 나름대로 '클라이막스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 부분의 전율이 생각보다 더 격렬하고 짜릿해서 쉽사리 클래식 관람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단 한번도 클래식 공연을 본 적이 없다 하더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사람들이 연주하는 좋은 음악을 한 번쯤은 들어본다면 클래식이 들을만하고, 볼만하고, 즐길만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데에 한 표를 던진다. 모쪼록 당신의 음악감상에 #이 더해지길 바라며...
[안수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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