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정리하는 남자, 우르주스 베얼리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5.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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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남자'우르주스 베일리'신유정(ART Insight 서포터즈 4기)사람들은 누구나 한 가지 정도의 강박증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한다. 나는 어릴 적 음식을 먹을 때 꼭 양쪽 어금니를 공평하게 사용해야만 직성이 풀리곤 했다. 최근에는 본가로 내려오면서 방에 책들을 책꽂이에 다시 정렬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집착이 생겼다. 출판사별 키 순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괜히 손이 간질간질하고 불안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정리’에 대한 강박증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스마트폰의 앱들을 색깔별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초콜릿색을 색깔별로 구분해 담고, 마트의 물건들조차 완벽하게 진열이 되어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 이런 정리에 관한 완벽주의자들이 좋아할만한 예술가를 한 명 소개할까 한다.최소 현대미술계의 결벽증 우르주스 베얼리 (Ursus Wehrli)우르주스 베얼리는 스위스 출신의 코미디언이자 예술가이다. 발상의 전환으로 현대미술을 새롭게 다시 탄생시킨 그만의 특별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정리’의 의미에서 마음이 평온해지고, 또 그의 독특한 생각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기존의 작품들을 해체하고 색체와 크기에 따라 재구성하는 그의 세계는 포스트모더니즘하다.
Rene Magritte, Golconda누가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나 있을까.Vincent Van Gogh, Bedroom in Arles
침대에 물건들을 모두 쑤셔넣은 모습이 인상깊다.Vincent van Gogh, Sunflowers
해바라기씨유?! 혹은 유화라서!!?Peter Bruegel, The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모두들 집으로 숨어들어가버렸다. 고요한 광장.Joan Miro, The Gold of the Azure
이렇게 보니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긴다.Wassily Kandinsky, Sky Blue
와...Georges Seurat, Les Poseuses
점묘법으로 표현된 쇠라의 그림을 한 봉지의 초콜릿으로.Pablo Picasso, The Red Armchair
피카소의 입체주의 작품까지 정리. 조각처럼 느껴진다. 날카롭다.Egon Schiele, Reclining Femail Nude
프란시스 베이컨 느낌의 그림으로 재탄생 되었다.그는 두 권의 책을 냈는데, 첫 번째 작품집 「Tidying Up Art」에서는 마그리트, 고흐 등 명화들 속 사물들을 잘 정리해냈고, 두 번째 작품집 「The Art Of Clean Up」에서는 사진으로 영역을 넓혔는데 일상생활의 풍경을 소재로 담아내고 있다.
베얼리는 겨울이 시작되던 어느 날 아침, 빵을 사러 나가는 길에 얼굴에 찬바람을 맞는 순간 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조차 참 유쾌한 사람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조화로움 속에서의 한 폭의 스케치 이전의 본질을 그려내고 싶었던걸까.그의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그는 또 어떤 것을 정리할까. 그의 다음 작품집이 기대된다.
[신유정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